사실 완결이랄 것도 없고 소설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단지 '글'인 글이었습니다.
그저 읽어주신 분들의 인내심에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쓴들 판타지 장르문학이 변하는 건 없을 뿐입니다.
헛된 날개짓일 뿐이겠지요.
너무 무지막지한 가벼움에 눈을 돌리신 분들도 많고 투드와 동급이다 쓰레기다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맞습니다. 오크레전드가 소설의 탈을 쓰긴 했지만 소설이라 불리기 힘든 글입니다.
그러나 전 여기에서 역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양산형 판타지 소설은 분량이 많고 소설의 형식을 지녔다고 해서 진정 소설로 불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느냐
어떤 분 말마따마 책 열권 분량을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책 열권 쓸 열정으로 책 한권을 제대로 쓰지 못합니까.
책이 몇권 쓰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책 열쪽을 쓰더라도 최선을 다하는게 작가라 불릴 수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오크레전드 같은 걸 썼다고 작가를 칭하면 천벌받을 놈일껍니다 예에.)
획일적인 전개에 획일적인 인물들. 획일적인 엔딩.
양산형판타지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젠 표절이란 생각조차 안드네요.
아마 양산형 판타지의 '틀'을 처음 쓰신 분이 표절 소송이라도 하면 대박날 것 같습니다.
판타지란 상상입니다. 말이 안되는 세상이지요. 과학적으로 어떻게 검증할 수 없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상상을 받아들이는건 바로 우리 독자입니다.
먼치킨도 좋고 무뇌아 드래곤도 좋지만 적어도 무뇌아드래곤이 왜 무뇌아드래곤이고 먼치킨이 왜 먼치킨인가 하는 이유를 '그럴듯하게'라도 써주면 좋겠고 하다못해 '타지않는 파이어볼'이 아닌 '불태우는 파이어볼'이 들어있는 소설을 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건 이런 겁니다.
'자신이 써낸 플롯의 설정은 지키고 글을 쓰자. 글에 책임감을 가지고 쓰자. 막쓰지 말자. 오크를 오크답게쓰고 드래곤을 드래곤답게 쓰자.'란 겁니다.
문피아같은 장르문학 사이트에서는 많은 신인작가분들이 연재를 하십니다.
그중 일부 작가분들이 속칭 '양산형 판타지소설'의 쉬운 구조를 보고 판타지작가의 길에 입문하셨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양산형 판타지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장르문학과 독자의 거리감을 줄여준다는 부분에서요.
그렇지만 판타지란 표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상상을 자유롭고 치밀하게 창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문피아의 신선한 작품을 써주시는 열혈 작가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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