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활극은 없습니다. 무협의 독자라면 익숙할 , 조금은 뻔한 음모나 기연(우연의 일종이지요)은 없습니다. 악의 무리를 준엄히 심판하는 기백도, 뼈를 깍는 수련과정을 이겨내며 절대무공을 성취하는 그런 주인공도 없습니다.
하지만 순한 햇빛의 밭 고랑에 핀 박꽃 같은 그런 아름다움이, 평화가 있습니다. 가슴이 싸 아프다가도 새소리, 꽃이 지는 향기, 채 녹지 못한 눈이 나무그늘에서 쳐다보는 눈빛에 인생의 투명한 속을 들여다보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새와 꽃과 사람 사이의 정이 새록 새록 이야기를 쌓아가며 무협의 협과 무도의 궁극을 찾아가는 조촐한 소설. 천애의 공산만강, 검의 연가입니다. (연재분량이 많이 쌓여 있고 읽고 나면 당신의 여자 친구가 1.5배는 더 신비로와 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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