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무실에 출근하고 한 달여가 지났을 때쯤 오전 시간의 사무실은 오로지 내 것이 되었다.
나를 제외한 작가님들은 석양이 짖어질 때쯤에서야 사무실에 출근을 하셨다.
1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혼자 사용을 할 수 있으니 좋기는 했다.
하지만 단지 뭔가 외롭고 왠지 통조림을 당해 벌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은 피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꾸 무언가 떨어지고, 해야 할 것들이 보였다.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데 휴지가 떨어지고, 글을 쓰는데 없어서는 안 될 믹스커피마저도 떨어졌다.
음료수라도 있겠지 하고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냉장고에도 아무것도 없었다.
아쉬운 놈이 우물 판다고 하는 수 없이 이마트에 가서 직접 사비를 들여 사 올 수밖에 없었다.
혹시 몰라 영수증을 챙기는 건 잊지 않았다.
직장을 관두고 이제는 수입이 없으니 내가 사용할 것만 사올까 하다가 그런 소인배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공모전에 함께 당선되었던 작가가 찾아왔다.
원래는 집에서 작업을 하는데 너무 글이 풀리지 않아 사무실에 나왔다고 했다.
물론 나보다 훨씬 먼저 작가의 길에 들어서서 선배님 혹은 작가님이라고 불러야 하지만 나이로 밀어붙였다.
“야! 나도 쓰기는 중학교 때부터 썼어. 왜 이래. 글 쓴지 한 20년은 됐거든!”
“…….네”
그렇게 우리는 형, 동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날 아래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올라왔다.
웰치스, 헛개수와 같은 갖가지 캔 음료수가 박스채로 올라왔고, 커피 믹스도 종류별로 갖다 주었다.
심지어 혼자 있을 때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더니 식사하는 것마저 신경을 써 주었다.
나가서 먹기 귀찮다는 말에 피자를 시켜주고 언제든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을 하라고 했다.
물론 내가 아닌 다른 그 작가에게 말이다.
“형님 혹시 담배 좀 있으세요?”
담배가 자주 떨어져 보루채로 사다 놓았는데 마침 딱 떨어졌다.
“없는데? 내려가서 사올게!”
“아니에요. 형님 제가 사올게요. 왜 형님이 가세요?”
“아니야. 아니야! 내가 사올게. 인기 작가님은 집필에 집중해야지.^^”
그렇게 난 잠시 잊고 있었던 살아가는 법 한 가지를 다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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