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보기 드물게 좋은 날이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이 단단한 껍질을 벗고 한 단계 올라 설 날이 멀지 않은 내게 간절하게 도움이 되는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날이다. 평소처럼 졸지도 않고 힘차게 기운을 빨아들이는 데 난데없이 내 공력을 흐트려 놓을만치 어지럽고 탁한 기운을 지닌 왠놈이 나를 주워들더니 흡기를 막는것도 모자라 고롱고롱한 놈을 쳐 죽이려 드는것이다. 그놈의 피를 묻히는 순간 내 천년간의 고련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 이놈의 손에 힘이 들어가 부들부들 떨리는 매 순간마다 천년의 어둠이 다가오는 듯 하다...
억겁의 시간동안 수련해서 선계에 오르기 직전에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져 이모양이 돼었으나 다시 천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 한 발 올라설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피를 묻혀 다시 천년을 보내야 하다니... 억울하다...
흑로님의 천애홍엽 이번 회 추천합니다.
다행히 돌은 무사히 천년의 수련을 마치고 눈에도 보이지 않으나 생명을 지닌 미물이 되어 900년의 수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언젠가 인간이 되어 선계에 오르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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