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에서의 화약무기의 발전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의 테크트리를 그대로 밟을 필요는 없습니다. 드워프나 놈 같은 솜씨 좋은 종족이라면 분명 인간들이 만드는 것보다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하지만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소총 혹은 권총같은 화약무기 이전에 먼저 대포 (gun)가 있었다는 겁니다. 대포를 소형화 한 것이 총 입니다. 대포와 총은 영어로 똑같이 gun이라고 지칭되는 데, 이것은 원래 소총이란 것이 대포를 축소화 하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는 것에 기인합니다.
근데 대포는 없는데 소총은 있다. 이런 경우를 가끔씩 보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마법사 한 두명 끌고 다니는 것이 무거운 대포를 운용하는 것보다 경제적, 군사적으로 훨씬 유용해서' 라고 적어놨습니다만, 아무런 설명 없이 '대포는 없고 총만 있는 세상' 이 갑자기 보이면 좀 곤란해 집니다.
또 하나, 총기는 원래 전장식 -즉 총구의 앞부분에서 총알과 화약을 쑤셔넣는- 소총인 머스킷 musket, 블랜더버스 Blunderbuss 같은 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탄피와 탄두가 결합되어, 그 안에 장약이 있고 뇌관이 달린 탄환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정밀한 표준수치에 맞춘 제작공정과 함께 화학적인 지식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음... 여기 좋은 문서가 있군요.
http://blog.naver.com/gilaltan?Redirect=Log&logNo=100018853823
http://blog.naver.com/hki405?Redirect=Log&logNo=20011628003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일단은 강선이 없는 전장식 총이 나타나고 그 다음 강선이 있는 라이플, 후장식 소총의 순서대로 발전하는 것이 기본적인 판타지 세계에서의 화약무기 계보일 것입니다. 물론 그러고 나서도 연발식, 탄피식의 총이 등장하는 것은 꽤나 시간이 걸려야 이뤄지는 일입니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건데... 그래도 총은 지나치게 델리케이트한 무기입니다. 매일 닦아주지 않다보면 어느샌가 총강 안에 시뻘건 녹이 슬어있고... 전 주특기번호가 1114라서, 자대 갔을때 k1을 받아 사용했었어요. 그런데 그놈의 총이 어떻게 된 노릇인지 받을 때부터 속이 완전히 녹슬어 있었습니다. 그 녹 제거하느라 정말 개고생 했었죠. 하여간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평소에 관리를 참 잘해줘야 합니다.
총은 정말 복잡한 무기입니다. 적을 만났을 때 탄창을 끼우고, 장전 손잡이를 당기고,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이건 너무 복잡합니다.
칼은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휘두르면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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