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3 김백호
작성
05.12.06 00:15
조회
532

“혹시 물망초의 꽃말을 아세요?”

그녀가 먼저 입술을 떼었다.

“물망초?”

“네, 지금 아이가 안고 있는 꽃이 물망초라는 꽃이에요.”

스콜(Skoll)은 꽃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금껏 너무나 세상을 편협하게 살아왔다는 증거다. 그녀를 겪을수록 세상은 신비로워졌다.

그의 궁금한 표정을 눈치 챈 그녀가 가녀린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노래하듯 얘길 했다.

“옛날 다뉴브(Danube)강가로 한 쌍의 남녀가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사랑하는 남자와 같이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여자는 강가에 피어있는 연보라빛깔의 꽃이 보고 ‘아! 참 예쁜 꽃이에요!’라고 감탄을 했죠. 사랑하는 그녀에게 꽃을 꺾어주고 싶었던 남자는 손을 뻗다 그만 강물에 빠져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는 강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을 쳤지만, 물살이 너무 세서 나오지 못하고 자꾸만 떠내려갔죠. 여자는 남자를 따라 강가를 달려가며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여자마저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강가로 뛰어들려고 하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강물에서 빠져나오겠다는 건 단념해버리고 쥐고 있던 꽃을 힘껏 여자에게 던지며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했어요. 곧 남자는 물 속으로 잠기고 말았죠. 남자에게서 그녀의 손에 던져진 꽃이 바로 물망초예요. 그래서 물망초의 꽃말이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가 되어버렸죠.”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스콜은 어째서 꽃을 바라보는 그녀의 미소가 쓸쓸해보였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물 속에 빠져버린 남자가 던진 물망초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물망초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었다.

“죄송해요. 괜히 슬픈 얘기를 해서 분위기만 어색해져버렸네요.”

“아니야. 좋은 이야기였어.”

+

신이 말했다.

너희 인간들은 지금껏 수없이 많은 과오를 범해오면서도, 기름진 몸뚱이와 추악한 영혼만은 무사할거라 믿어왔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철저히 깨닫게 해주겠다.

신이 제안했다.

너희를 살려주겠다. 대신 죄악의 붉은 달을 만들겠다. 18년 96일을 주기로 떠오르는 달에 피칠을 하겠다. 핏빛 달빛 아래 태어난 여자아이들은 너희들이 지금껏 행해왔던 악행의 증거다. 살고 싶으면 그날 태어난 갓난아이들을 죽여라. 죽이지 않으면 지옥의 문을 열어 너희를 찢어버리겠다.

신은 교활했다.

멸망을 피하기 위해 아무런 죄도 없는, 죄가 있다면 죄악의 붉은 달 아래 태어난 죄밖에 없는 갓난아이들을 죽이는 것, 이 것이야말로 인류에게 있어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의 씨앗이었다. 어쩌면 신은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영원히 반복될 수밖에 없는 재앙을 내린 건지도 몰랐다.

그렇게 수 천 년 간 반복되어온 저주받은 굴레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가 있었다. 죄악의 붉은 달 아래 태어난 소녀, 이제 황혼을 피하기 위해 그녀를 죽이려는 자들과 황혼을 보기 위해 그녀를 지키려는 자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상 아스크 -황혼을 쫓는 늑대-의 홍보글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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