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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고무림을 알게 된 것은 고무림이 개파한 지 일주일 정도 되었던 날일 것이다. 당시의 필자는 조아라, 삼룡넷, 북풍표국, 무협소설천국 등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처음 시작한 고무림은 무협계의 대부이신 금강님의 지휘봉 아래 다수의 중견작가분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작가연재란, 일반연재란, 자유연재란으로 비교적 단촐하게 꾸며진 고무림은 늘어나는 회원과 더불어 활기에 넘치고 있었다. 그 분위기에 휩쓸린 필자는 스스로 고무림 폐인을 자청하고 나섰던 기억이 난다.
그 때에도 대부분의 작가들은 조회수와 추천에 웃고 울었다. 그건 넷상에 연재하는 작가의 어쩔 수 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고무림은 고무림판타지, 즉 고무판이 되었고 여러가지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두 가지를 고르자면, 하드웨어로는 선작 system을, 소프트웨어로는 자기추천 정도를 골라볼 수 있겠다.
필자는 이 두 가지중 논쟁의 여지가 충분한 소프트웨어는 배제시키고 하드웨어만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선작, 그러니까 선호작품 목록이 같는 장점에 대하여 먼저 생각해 보겠다.
첫째, 사이트 이용의 간편성이다.
선작으로 인하여 독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글을 일일이 찾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새글이 올라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이토록 좋을 수는 없다.
둘째, 인기도의 증명이다.
현재 고무판에서 연재되는 글의 수가 수백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일이 조회수를 비교해 보지 않아도 선호작 Best는 작품의 인기도를 대변할 수 있다. 독자에게는 굳이 일일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도 순위에 올라있는 인기작만을 선별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셋째, 경쟁이다.
순수히 좋은 의미로만 해석하겠다. 선작수를 올리기 위해 작가 개개인의 고민이 그 작품에 추가, 반영된다.
이 외에도 선작 system이 갖는 여러 장점들이 있겠으나 필자의 머리가 200기가 하드디스크가 아닌 관계로 생략코저 한다.
자, 그러면 이제 선작 system이 갖는 단점을 살펴보겠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하다. 어쩔 수 없이 작가의 입장이 일부 반영되는 부분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첫째, 부익부빈익빈 현상이다.
추천을 통한 선작수의 증가는 제외하고 이야기하겠다. 앞서 고무판에는 연재되는 작품의 수가 수백은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고무판 정규회원의 숫자를 운영진이 아닌 이상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수만은 될 것이라 추측하고 이야기하겠다.
현재, 선작 Best의 100위에 랭크되어 있는 작품의 선작수를 보라. 2천이 넘는가? 올바른 비유일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이것을 보고 군중심리를 떠올렸다.
자, 첫번째의 장점. 이용의 간편성이 단점으로 둔갑하는 시점인 것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이 스스로의 자율성을 제한시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번째를 말하기 앞서, 이 단점이라는 것이 따지고보니 줄줄이 소세지다. 독립적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소리다.
둘째, 과도경쟁의 부추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천에 추천이 난무하고 소수에 집중한다. 일부 소외계층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이는 곧 부익부빈익빈으로 연결되며 또한, 추천에 의지하는 독자들의 자율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굳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집중되고 있다는 현실을 말하고 있을 따름이다. 인기작과 비인기작의 서장 조회수가 비슷하다면 틀린 이야기가 될 것이다.
셋째, 어느새 작가들은 늘어나고 줄어드는 선작수를 신경쓰게 되었다.
선작수가 인기를 대변한다는 허술한 논리에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숨어버리는 작가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가정일 뿐이다. 연재글과 출판본이 같은 느낌을 줄 수는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선작수의 저조가 출판시장의 참패와 곧바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어버렸다. 샌 김에 하나 더 추가하겠다.
출판사가 작품을 컨텍함에 있어 선작수나 조회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일 것이라고는 단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필자가 경험했다.
물론 선작수가 많은 작품들의 거의 대부분이 좋은 글임에는 동의한다. 독자 개개인의 취향이 다른만큼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선작수의 차이가 작품의 질적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지 않은가.
넷째, 작가의 작품이 골라먹는 베스킨라빈스 31 아이스크림처럼 되어버렸다.
세상 너무 각박하다. 독자는 칼자루를 쥐고 수저로 퍼담았다가 쓰레기통에 던져넣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하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연재중지나 연재삭제로 인한 선작취소는 독자에게 있어 당연한 권리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또한 개개인의 취향이니 뭐라 할 수는 없다.
예전 누군가 말했다. 흥행하기 위해서는 주류를 이루는 집단의 코드를 읽어내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또 누구는 그랬다. 스스로 흥행코드를 만들어 독자를 끌어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필자는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일단 작품성은 논외로 제쳐두고 말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선작 Best를 이루는 작품들이 흥행코드를 대변하는 셈이 되었다. 적어도 고무판에서는. 아니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군중심리에 지배당한 독자들은 작은 숫자보다는 큰 숫자를 좋아한다.
자, 장단점은 어느정도 이야기 한듯 싶다. 단언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므로 강요할 생각도 전혀 없으며, 다른 의견에 대한 반박글은 절대 없을 것이다. 필자는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한다. 인신공격성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중한 의견이다.
혼자 조용히 앉아 읽으며 고개만 끄덕일 것이다. 인신공격성글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보니 무언가 부족하다. 주절대기만 했을 뿐 보완책이라고 할만한 건더기를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고민했다. 모두 만족할만한 보완책은 없을까 하고.
그래서 나온 결론이 이거다.
"추천인단" 혹은 그에 준하는 모임.
어느정도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이들을 모아 추천인단이나 그 비스므리 한 것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추천인단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지금 금강님이 하시는 작가연재작품 소개하기 정도의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규연재란에서 시작할때 소개해주지 않는가.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그냥 알림글일뿐. 간략한 내용소개는 없지 않은가. 한번 가보세요 정도일뿐, 그 이상도 아니며 하루만 지나도 그 글은 뒤로 밀려 눈에 띄지 않는다.
잘나가는 작품은 미안하지만 제외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겠다. 선작 Best에 들지 않은 수 많은 작품들을 추천인단 또는 그에 상응하는 모임에서 랜덤하게 추출하여 읽어보고, 간략한 느낌과 함께 소개해주면 될 것이다.
현재도 활동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평인단이 있다. 그분들이 이 역할을 해주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무판의 현재 방향이 시장을 넓히는 것을 지향한다면 이런 방법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른바 소외계층의 보살핌이랄까.
수 많은 글 중에서 랜덤하게 뽑힌 작품은 독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자추와는 분명 다른 성격을 가질 것이다. 어디까지나 랜덤이니까. 아, 추천보다는 소개글이라고 말머리를 붙이는 것이 더욱 좋겠다.
몇 가지의 제한사항을 두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작품을 로또번호 뽑듯 뽑아내어 그 소개글을 어느 게시판 상단에 일정기간 게시하는 것이다. 그 뒤의 일은 신경쓰지 말자. 독자의 입장에서보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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