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니시스 전기>와 <환상여관 WISH>를 쓰신 이그니시스 님의 작품입니다. 아쉽게도 이계생존귀환계획은 출판이 취소됬다고 하시네요. 두고두고 볼 소장품으로서 가치가 있었는데...
추천할 건, 구검무객입니다.
주인공은 장님입니다. 매향이라는 시비와 함께 예인으로서 생활을 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가 지닌 실력(9개의 검을 이용해 춤을 춘다)이 뛰어나다 보니, 특급으로 여겨질 만큼 손님도 많습니다. 그러다 남궁가의 한 자제가 그들을 찾아옵니다. 이유는 할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매향과 주인공 류민은 남궁가에 몇 가지 일이 있습니다. 그들을 찾아왔던 남궁가의 자제가, 실은 어릴 때 무공을 배우고 그 무공을 사람에게 시험하기 위해 무고한 서민들을 살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매향과 류민의 가족도 포함되어 있었죠.
그들은 간신히 탈출하고, 그 와중에 그들의 스승을 만납니다. 그래서 무공을 배우고 10년의 시간이 지납니다.
남궁가의 자제가 그들과 은원이 있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는 그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남궁가로 향하게 됩니다.
초반의 대략적인 스토리입니다.
이 작품을 평하자면, '진짜사람이 살고 있는 무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굉장히 대단해 보이는 무공도 어딘가에서는 약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타 소설들에서는 주인공이 익히는 심법이나 무공이 '천지 간의 기를 조화시켜 잘 정제된 내공을 단전에 쌓는다'...고 하는 게 주를 이룹니다. 여기서만 끝나면 별 말 없습니다. 절세의 신공이라면 그 정도는 되야겠지요. 그런데, 내공을 쌓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거기다 잠을 잘 때에도, 밥을 먹을 때도, 세수를 할 때에도 내공이 쌓인다니..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아닙니다. 금안공이라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는 시전자의 의지대로 행하게 해주는 무공입니다. 그런데도 약점이 있죠. 의지를 매개로 하는 만큼, 금안공을 사용할 만큼 사용하고 해제할 시, 무언가 자신의 의지대로 하려는 욕구가 없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죽으라면 죽을 테고, 어디까지 가라면 어디까지 가겠지요.
주인공은 굉장히 강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는 무공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게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한 거와는 관점이 다르지만, 상식을 조금 깨는 행동(그렇다고 굉장히 센 평민이 갑자기 지나가던 무림인들을 마구 팬다거나 하는, 초X 같은 그런 부류의 행동이 아닙니다.)을 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듭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꼭 읽으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잠깐, 이계생존귀환계획을 읽어보신 분은 잘 알겠지만,
이그니시스 님은 '반전'이란 걸 매우 좋아합니다.
읽으실 때 뒤통수를 조심하세요! 마음놓고 있다가는 가슴이 철렁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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