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군인이십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군인들과 여울려 살았습니다.
젊은 나이에 군대로 전입해,
농사철이 되면 농부로, 사고가 있으면 사고처리 반으로...
안 불려가는 곳 없이 그 들은 보수하나 없이 일합니다.
코찔찔 흘리는 동내 꼬마 아이들의 놀이 상대가 되어주기도 하고,
진지하게 고민들을 들어주는 상담사 역활도 해주지요.
이십대 젊은 나이에 군대에 들어와 얼마나 갑갑하고 갑갑했을까요?
어머니에게 건빵을 튀겨달라 말하던 장병들이 아직 생각이 납니다.
코를 찔찔 흘리고 다니는 제게 맛스타 하나 건네며, 넌즈시 부탁하곤 했지요.
오늘 제가 거의 평생을 살아온 곳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여덞명의 젊은 장정들이 한순간 세상을 떠났습니다.
뭐라 말 해야할지...
누구를 탓해야 할지 답이 서지 않습니다.
코찔찔이 시절, 까마득하게만 보이던 군복이 눈 앞에 다가온 시간.
연이어 일어나는 군의 사건 사고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종일 글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스물둘 저와 동갑인 그가 왜 그랬는지 다그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멀리 떠난 여덟명의 장정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빕니다.
* 글을 쓰다 하도 가슴이 답답해 이렇게 꼬리를 남깁니다.
답답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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