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내가 느낀 땡볕 질주...

작성자
송시우
작성
05.06.15 02:42
조회
649

첫날, 머리가 뽀개지는 줄 알았습니다. 12K의 압박. 오후 네시가 넘어갈 무렵,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릿속에서 엉키는 내용들, 정리가 되질 않더군요. 에구 그냥 편히 쓸 걸 그랬나.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써지는 분량만 올릴 걸. 그런데 말입니다. 불끈 오기가 생기더군요.

고작, 고작 A4용지 6쪽을 못쓴단 말인가? 지랄이다, 그러면 숟가락 놔야지. 머릿속에서 잡념을 털어냈습니다. 몇 시간 더 흐른 후 쓴 글들을 읽어보았습니다. 맘에 들지 않습니다. 어긋난 글입니다. 다 삭제한 후 새로 쓰기 시작.  두시간 뒤, 미친 놈. 첫날부터 탈락이다. 왜 삭제를 하고 지랄이야. 그냥 쓸 것이지.

밤 열시가 넘었습니다. 딸내미가 한번 들여다보고 나가더군요. 보통 그 시간이면 제가 산책을 하러 나가고, 그럼 그때 딸내미는 지 아빠 컴에 모여있는 뭔가를 즐기는데, 아비의 굳어진 얼굴을 보곤 그냥 나간 것입니다. 고민했습니다. 그래... 탈락은 못한다. 일단 막고 보자. 올린 후에 연재한담을 살피니, 하루 결석했다고 단칼에 탈락은 아니더군요. 흠... 삭제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두었습니다.

오늘, 어제 쓴 글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휴, 한숨. 그래, 일단 덮어두자. 그리고 다른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잘 나갑니다. 오후 1시, 이제는 참가작을 써야지. 아직도 몸에 익지를 않았나 봅니다. 늦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마치고, 올린 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내용의 만족여부는, 내일 아침에 다시 봐야 알겠지요.

출판 날짜를 잡고 글을 쓰는 것과, 연재란에 올리는 것, 둘 중에 어느게 힘드냐 물으면 저는 주저없이 연재란이라고 대답합니다. 출판글은 자신만 인식하며 쓰는 글이 됩니다. 반면에 연재란에 올리는 글은 비록 얼굴도 모르지만 웬지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글을 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쓰게 됩니다.

양자간에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에게는 장점으로 작용을 합니다. 아마도 제 성격 탓이겠지만, 아는 사람에게 못난 모습을 보이기 싫기에 글을 객관적으로 한번 더 검토하게 되더군요. 물론 그런 검토가 격정적이고, 몰입에 대한 부분은 덜하게 하는 단점도 있지만, 글의 짜임새가 좋아지는 장점은 확실합니다.

하하하. 여기까지는 하고픈 말의 서문이었습니다.

땡볕질주의 좋은 점. 원고가 쌓입니다. 막연하게 머리에 있던 것들을 뽑아내 문자화시켰다는 점입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 하겠지만, 일단 형상화되었기에 흡족합니다.

하루에 12K의 분량을 꾸준히 쌓아나가면 6월 말에 1권 분량의 원고를 완성한 셈이 됩니다. 저처럼 동작이 느린 인간에게는 즐거운 부분이지요. 출간 여부를 떠나 글 쓰는 이가 되새김질을 할 자신의 글이 있음은 기쁨입니다.

여름의 초입에 시작된 땡볕질주를 저는 이렇게 즐겁다 여기며 참가하고 있습니다. 행여 저처럼 동작이 굼떠서 용량에 압박을 느끼시는 분들... 꺾이지 마시고, 6월 말에 웃을 것을 미리 상상하며 같이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출판이 결정된 분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끝으로, 이러한 땡볕질주는 후배들에게 글이 쌓이게끔 유도하시는게 아닐까, 글 쓰는 걸 습관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짐작이지만) 생각되어 운영자님께 감사드리며, 출사표겸... 땡볕질주에 참가하는 심정을 적어 보았습니다.

더위가 심합니다. 건강하시길...

***

연재한담에 맞지 않으면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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