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의 블레드입니다.
금일 연재본은 뭐 언제나 그렇듯이 퇴고할 꺼리가 참 많았습니다. 심한 경우는 거의 한 문단을 들어내고 다시 쓴게 서너번이 되었다죠. 그래도 어느정도 만족스럽게 퇴고를 마치고 초고 란에 올리려고(퇴고 후 초고란에 올린 다음 검토하고 본 연재에 올립니다) 버튼을 누르는데 실수로 누른 버튼은 이거였습니다.
‘돌아가기’
순간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고 곧이어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쳐쓴 문장들이 훨훨 날아가는데 그것을 붙잡으려고 부질없이 허우적대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펼쳐졌지요. 그리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백지가 펼쳐졌고, 저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절규했습니다. 이런 멍청이 밥통같은 자식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익스플로러의 돌아가기 버튼 앞으로 가기 버튼 누질러도 나오는건 아무것도 없으니 멘붕은 더 깊어지고, 방바닥을 뒹굴면서 떼굴멍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 순간 가끔 보여지던 “임시저장되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지금껏 이게 뭐다냐, 하고 무시하고 있었던 그것이 말이에요. 어디로 가야 임시저장글을 찾을 수 있는지 몰라서 헤메다가 ‘임시 저장 글 10개 버튼’을 보고 누르는 순간! 오 하나님! 내 글이 여기 남아있었군요! 눌러보니 다행히 마지막 퇴고했던 부분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퇴고버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옥에 떨어지다가 임시저장글이라는 이름의 천사가 내려와서 던져준 동앗줄을 타고 천국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지요.
결론은 임시저장 최고! 혹시 저와 같은 사고를 겪으실땐 당황하지 말고 임시저장글 XX개 버튼을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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