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지요. 참신한 소재나 주제를 갖고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흔한 소재나 주제를 갖고 글을 쓴다고 그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사람들과 밀접하고 공감가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사랑 같은 것 말이지요.
같은 사물이나 사상을 두고도 많은 시선이 있고 표현이 있잖아요. 같은 소재나 주제를 갖고도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그 사람 수만큼의 색을 낼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양판이 욕을 먹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닙니다. 구성이 비슷하다는 데 있지요.
소재나 주제가 흔한데 구성이 같으면 큰일납니다. 같은 사건, 비슷한 인물, 가져다 쓴 배경. 어떤가요?
쉽게 예를 들면 무협이 있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마교에 들어간 주인공이 강호에 나와 좌충우돌 사건을 겪습니다. 중간에 세가의 미모의 여식과 정분도 나고 구파의 제자와 우정도 쌓습니다. 그러다 모종의 세력의 음모에 휘말리고, 사람들을 모아 그 음모를 부숩니다.
쉽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장르를 불문하고 비슷한 글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영지를 경영하는 판타지라던지 조폭과 재벌2세와 반목하는 현대판타지 등이 있지요.
유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고 여하튼 비슷한 글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글을 양산형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저는 이게 표절에 더 가깝게 보이거든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표절은 아니겠지요. 그렇지만 고민이 적은 것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고민이 적은 글은 좋은 글일 수 없고요. 그래서 양산형 글들이 쉽게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 때문에 장르에 문학이란 두 글자를 떼야한다는 격한 비난도 나오는 것이고요.
격한 어조로 비판을 하는 독자들은 앞으로도 생겨날 겁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좀 더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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