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점좀 들락거렸던 사람치고 김정률 작가의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것입니다.소드엠페러로 시작해서 현재 다크메이지의 3부인 마왕 데이몬을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나베르(na-ve-r)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는 김정률 작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고, 김정률 작가님을 퇴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네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김정률 작가님은 최고의 작가님들중 한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여점의 거의 모든 소설을 독파했을때, 볼게 없어진 저는 우연히 마왕 데이몬의 뒷표지를 보고, 대체 3부까지 나올 소설이면 얼마나 인기가 많았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다크메이지를 대여하였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옛날소설은 보는것이 조금 꺼려졌지만 그래도 달리 볼것이 없었기에 그것을 대여한 것이었고, 이내 그 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힘을 잃고 이계로 넘어가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흔하다 못해 발에 채이는 내용이지만, 다크메이지는 지금보기에도 작품성이 있고 완성도가 여타 소설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한번 뿌린 복선과 사건은 충실하게 회수한다는 점이 요즘 나오는 양판소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후 데이몬을 보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실패다,동시연재의 폐혜다, 함에도 불구, 이것 역시도 다른 양판소들 보다는 나았고 다크메이지의 ‘속편’인 만큼 질질 끌지 않고 금방 끝낸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마왕 데이몬에서 실망을 한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완결인가 할때쯤 뜬금없이 ‘초능력’이 갑툭튀하면서 충실하게 미리 복선을 깔아둬 완성도를 높혔던 이전 소설들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뒤로 저는 한 블로거 분이 ‘김정률,또 한번의 실패’라고 폄하한 블레이드헌터를 보았고, 그곳에서 저는 정통의 색다름을 맛보았습니다. 퓨전과 현대물이 난무하는 현대 장르소설계에서 이렇게 작품성있는 정통판타지는 흔하지 않았고, 김정률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후반부에 소위 ‘먼치킨’의 정도를 조절하지 못한것. 김정률 작가의 매력이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적절한 ‘금제’에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읽어보신분들은 알것같습니다. 다크메이지에서는 주인공이 사람을 죽일수 없게 하였고, 데이몬에서는 마왕의 권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으며,마왕데이몬에서는 본신의 힘을 쓰지 못하게 하였고 조금 있다 이야기 하겠지만 하프블러드에서는 주인공에게 험악한,아니 험악한 정도를 넘어 공포스러운 오우거의 형상을 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정률이 자신의 매력중 하나를 버렸다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저는 하프블러드를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내용이 너무 꼬이거나 주인공을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거든요.그래서 3권까지 보고 보지 않았는데, 하프블러드에서는 생소한 코드와 다크메이지의 데이몬보다도 더한 시련을 겪는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저는 소드엠페러를 보고 있는데, 소드엠페러는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김정률작가의 책과는 달리 작가의 노련함 보다는 풋풋함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훌륭합니다.
퓨전 판타지의 거장 김정률, 저는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한명의 팬으로써 그가 현대 장르소설계의 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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