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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를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0.03.08 22:03
조회
1,890

제목 : 좀머 씨 이야기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1991

저자 : 파트리크 쥐스킨트

그림 : 장 자끄 상뻬

역자 : 유혜자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10.03.08.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로 무엇이 있는가? 당신의 추억 속에,”

-즉흥 감상-

  열심히 일하고 있던 중. 느낌의 안테나를 자극하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몸이 가벼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라는 것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남자의 회상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나무타기의 즐거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를 하게… 으흠.

  아무튼, 그렇게 본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라며 마을의 기인이라 말할 수 있는 ‘좀머 씨’에 대한 소개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짧지만 강렬했던 좀머 씨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다시금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계속되는데요. 그런 일상의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좀머 씨의 마지막에 대해, 소년은 그 진실을 목격하고 말았다는 비밀을 가슴 깊이 묻어버리게 되는데…….

  위의 작품에 대한 신상정보(?)를 보셔도 알겠지만 저자의 이름이 저의 시선을 잡아버린 것이었는데요. 그게 무슨 소린고하니, 영화 ‘향수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의 원작자 분이 이번 작품을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처음에는 몰랐는데요. 그냥 뭔가 심상치 않다는 기분에 만났다가, 마침표를 만나면서 궁금해 조사를 해보니, 아뿔싸! 그 무시무시한 흡입력을 자랑하신 저자분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고 다시 읽기 시작했음에도 그저 감회가 새로웠는데요. 첫 만남에 있어 제목과는 달리 주인공이라 예상했던 ‘좀머 씨’가 지나가는 ‘행인1’처럼 언급되자 순간 멍~해져버렸었다는 것은 잠시, 그럼에도 불구라고 작품에 대해 기억이 남는 것이라고는 좀머 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역시 제목이 ‘좀머 씨 이야기’였나 싶더군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소설 ‘스탠 바이 미 The Body, 1982’가 떠올랐다는 것은 옆으로 밀어두고, ‘한 사람의 뒷모습’이자 ‘마지막 모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때까지의 삶의 기억 속에서 가장 강렬히 남아있는 인물로 어떤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사랑했던 이의 마지막 모습? 미래의 꿈을 안겨준 자신만의 영웅? 전 생에 최고의 ‘나쁜 놈’? 개인적으로는, 음~ 글쎄요. 언젠가부터 지난 시간대에 대한 추억인지력이 떨어지게 되었던지라 어떤 특정인물 대한 여운이나 집착이 남아있는지가 더 궁금한 편이니, 그저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청해보는 바입니다.

  미래를 위한 현재의 삶도 허덕이는 마당에 지난 시절을 애써 기억할 필요가 있는가? 방금의 물음표는 유년시절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다음으로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하는 소설 ‘편지 手紙, 2003’에 자극을 받아 떠오른 것인데요. 으흠. 과거. 현재. 미래라. 모르겠습니다. 그 무엇 하나 끊임이 없는 시간의 연속체인데 왜 그렇게들 특정기준을 설정하고 집착을 하는 것인지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데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가볍게 생각하면 한 없이 가벼운, 생각하면 할수록 무거워지는 동화 같은 작품이라 평가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좀머 Sommer’라는 단어가 독일어로 ‘여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문 중으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으흠. 분량 자체가 워낙 얇은 편이니 작품의 내용과 연관 지어 이야기하다가는 앞으로 읽으실 분들에게 생각의 자유를 침해할 것 같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덤. 수능 전날도 아닌 예비군 훈련을 앞둔 밤으로 춥습니다. 그리고 안방에서 들려오는 TV소리로 속보를 접하니, 으흠?! 꽃샘추위정도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내일은 전국으로 비나 눈이라고 하는데요. 예비군 5년차. 산속에 위치한 수련원에서 고립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아멘~ 크핫핫핫핫핫핫핫!!

  

TEXT No. 1164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Comment ' 16

  • 작성자
    Lv.40 주교주
    작성일
    10.03.08 22:13
    No. 1

    음 좋네요 앞으로도 이런 순수문학쪽 감상문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co****
    작성일
    10.03.08 22:16
    No. 2

    사실 아예 순수문학 감상만 올라오기를 바란다면 제가 나쁜거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휴식시간
    작성일
    10.03.08 22:17
    No. 3

    적절한 감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helkait
    작성일
    10.03.08 22:18
    No. 4

    저는 낼모래 향방작계. 아놔 귀찮아-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7 핏빛늑대
    작성일
    10.03.08 23:09
    No. 5

    colt45님// 그렇게 된다면 이사이트 자체가 없어져야되지 않나요? 문피아 전에 고무림이란 이름이었는데 말이지요.

    음 그러니깐 이사이트 탄생 이유가 장르문학을 위해서 아니었나 해서요. 운영진 중에 한분이신 금강님도(고무림 만드심) 장르문학 작가시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구어체고수
    작성일
    10.03.08 23:24
    No. 6

    정말 오래전에 읽은 책이네요.
    이젠 스토리도 가물가물.. 기억도 안나네요.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좀머씨의 행동이 이상했다는거와 마지막모습이 뭔가 특이했다는 정도..

    분명히 그당시 읽었을때는 꽤나 참신한 느낌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글인데..
    어느새 그 내용마저 잊혀지고, 이젠 읽었다는 추억만 남았으니..
    얼핏 생각해도 10년은 넘은거 같은데..

    감상글을 보니 다시 읽고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조만간에 시간내서 읽어봐야겠네요.
    잘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탈퇴계정]
    작성일
    10.03.08 23:27
    No. 7

    오늘 도서관 왔다갔다 하느라 2시간 넘게 걸으면서 내내 좀머씨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어헣헣. 읽은 지 4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우물우물 입에서 씹히는 글입니다그려.

    문피아 전체가 시끌시끌한 와중에도 꿋꿋이 본인의 글만 올리시는 무한오타님, 존경스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핏빛늑대
    작성일
    10.03.09 00:03
    No. 8

    무한오타님의 글은 멀티미디어 게시판에도 많습니다.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영아의별
    작성일
    10.03.09 01:03
    No. 9

    전 좀머씨 이야길 고등학교3학년 때인가 읽었던 거 같은데..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향수가 오히려 이것보다 좀 덜 기억에 남을 정도였죠.
    그런데 정확히 어디가 매력인지 참.. 단지 확실한 건 평범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소재를 풀어가면서 심지언..좀머씨 자신의 속마음은 독백으로조차 절대 드러나지도 않고 주인공이 관찰하는 것으로 끝인 그런 전개가 경악스러웠죠.
    버터바른 빵이 든 배낭..희번덕거리면서 삼키는 좀머씨..아..느낌은 다르지만 당시 꼭 완벽한 성인용 어린왕자 스러운 뭔가를 느꼈다면 좀 제가 이상하려나..아무튼 설명할 길이 없는데..듣기로 작가인 파트리크 쥐시킨트씨도 좀 실제생활이 폐인스럽다 하더군요.
    그 기사덕분에 더 인상적이었을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巫舞武無
    작성일
    10.03.09 04:24
    No. 10

    98년 즈음에 파트리크 쥐스킨트 씨 열풍이 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시작이 '좀머씨 이야기'였죠. 신입생 시절이라 큰 맘 먹고 그 분 책을 세 권을 샀던 기억이 나네요. 비둘기,향수,좀머씨이야기.. 재미는 향수가 젤 재밌었고, 비둘기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정작 좀머씨 이야기는 그닥 끌리지가 않았었네요.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벽글씨
    작성일
    10.03.09 23:45
    No. 11

    역시 문피아인은 제목에 우선 끌리는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10.03.10 02:35
    No. 12

    저도 쥐스킨트를 무척 좋아합니다.
    게 중 좀머 씨 이야기가 가장 취향에서 멀었지요.
    가장 좋아하는 글은 뭄무무무 님이 빠뜨리신 깊이에의 강요입니다.
    기회 있으시다면 읽어 보시기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구어체고수
    작성일
    10.03.10 14:58
    No. 13

    아 그러고보니 깊이에의 강요도 있었네요.
    짧지만 강렬했던 기억이..

    가끔 비평글들 볼때마다 생각나는 글입니다.
    입조심해야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10.03.14 18:09
    No. 14

    음~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하한
    작성일
    10.03.20 20:40
    No. 15

    허걱....저 또한 잘 보지 않다가 처음으로 다 읽은지 얼마되지 않았기에..왠지 흥미가 동합니다..^^
    저는 판타지 무협을 제외하고는 거의 읽지를 않아서...
    하지만 전 자극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탓에 딱히 가슴에 닿는것은 없었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저에게 핵폭탄 소설 '향수'탓에..이분을 좋아하지만 향수전의 전작도 잘 읽지를 못했고 좀머씨 이야기도 책장만 넘기다가이번에야 잡고 읽게 되었습니다.

    .
    전쟁후의 독일에 관해서...시간의 흐름에 관해서..패전과 물자부족 많이 걸어다니던 시절..에 관해서 조금 생각을 하게 되었다거나..
    아아..어린시절의 추억이구나..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자애가 같이 집에가자는 말한마디에 길을 오가며 준비를 하는 것이라던가..이 사람은 성년인데 어떻게 이런 마법같은 순간을 잘 썼을까 생각은 했으나 역시 독일의 배경탓에 많이는 안와닿네요.
    흠....그림이 인상적이었어여..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이 아름답다고 생각이 되었고..
    저는 여전히 그 마지막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좀머씨가 왜그렇게 걸어다녔는지..
    정말 전쟁때문이었을까...라던가...마지막까지...
    뭔가 글이란 것을 읽으면 인과관계가 있으면서 마무리가 되어야 하고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이건 그런것이 없으니까 먹먹한 느낌이 있고..
    그렇게 와닿지도 않고
    이건 순수소설이니까 뭔가 느껴야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일단 좋은 소설이니까 좋은것 같긴한데..
    ..ㅎㅎㅎ 복합적이네요

    감상이 아니라 제 감상을 쓰고 말았습니다.
    상당히 좀머씨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네요~

    그렇군요
    살아가는 동안에 가장 인상적인사람이라...
    저는 이 느낌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더더욱 안와닿았는지도 ..
    님의 글을 보기전까진 이런식의 생각은 좀머씨 이야기를 보면서도 안들었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10.03.24 21:13
    No. 16

    우와 'ㅂ'~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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