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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0.03.15 22:08
조회
957

제목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むかし僕が死んだ家, 1994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이영미

출판 : 창해

작성 : 2010.03.15.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당신만의 기억은,”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인 동시에 ‘애인님과 함께 읽은 책’이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한 달 전. 어린 시절을 보낸 옛집을 허문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방문을 거부했다는 남자의 고백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옛 애인이자 지금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서먹하기만 한 재회는 잠시, 여인은 남자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찾게 된 문제의 집은 어느 시점에서 부터인가 멈춰버린 시간을 간직하고 있었고, 계속되는 탐색 속에서 어떤 소년의 ‘일기장’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여인의 ‘잃어버린 기억 찾기’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명을 얻게 된 진실의 속삭임은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한편, 여인은 자신의 유년시절을 조금씩 되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 진실은, 제목의 진정한 의미와 함께 묵념의 시간을 선물로 준비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예전에 애인님에게 선물로 사준 책이자, 무엇인가 묘한 느낌의 표지로 기억 속에 남아있던 책을 ‘이어달리기’를 통해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역시 애인님은 재미있는 작품을 잘 고르신다랄까요? 아무튼, 내심 ‘이거 이야기가 조금만 더 뒤틀리면 히가시노 게이고 님 식의 ‘사일런트 힐’이 되는 거 아냐?’라는 물음표를 품었을 만큼 묘한 긴장감의 만남이었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인생에 있어 최초의 기억으로 어떤 것을 간직하고 계시나요? 방금 했던 일도 곶 잘 잊어버리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구요? 돌고 도는 세상에 시작은 무엇이며 끝은 또 무엇이냐구요? 네?! 머리를 포맷(?)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어 괴로우니 제발 좀 어떻게든 해달라구요? 으흠. 아무튼, 작품속의 여인은 초등학교 이전의 기억이 없으며, 그런 기억을 대체할 수 있을 사진이나 기타의 어떠한 기록물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는데요. 현재가 존재하기 위한 과거와 그런 존재의식의 기반인 단계적 기억의 공백. 어떻게 보면 방금의 물음표는 표면적일 뿐 실은 ‘폭력’과 함께하는 사회문제와 그중 피해자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는 오랜만에 ‘사랑의 매’가 떠오르니 그저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데요. 사랑하기 때문에 행사되는 폭력! 이런 ××××!!

  잠시, 우울의 늪이 해일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는 것은 옆으로 밀어두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하는데요. 나름 바른생활사나이로 성장해왔지만 마음 깊은 곳에 억눌린 어둠은 그 색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슬슬 독립할 나이가 되어서인지 부모님과 마찰이 잦아지는 것이, 그러다가 부모지식간의 케첩파티라는 사회이슈에 편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해보고 있습니다…만, 하아. 모르겠습니다. 작품의 시작에 나오는 남자의 고백마냥. 저 또한 지금의 부모님을 ‘부모님이었던 인물’로 생각하게 될 날이 오는 건 아닐지 조마조마할 뿐이로군요.

  그건 그렇고, 며칠 비가내리니 봄 같습니다. 아니! 이번엔 제발 좀 봄이었으면 합니다!! 3월로 날이 풀리는가 싶다가도 추워지는 것이 반복되니 북카페의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아버리고 말았는데요. 이렇게 웅크리고 앉아 과거의 망령을 마주하는 것 보다 차라리 밝게 빛날 미래를 찾아 달려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시작되는 봄! 다들 뜨겁게 타오를 준비를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그럼! 다함께 뜨거워져보십시닷!!

TEXT No.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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