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오트슨
작품명 : 미얄의 추천
출판사 : 시드노벨
먼저 제가 이번에 읽으면서 좀 재미있게 본 구절을 소개 합니다.
충실한 개인과외의 결과다. 선생의 이름은 저승사자라고 하지.
새옹지마 : 그 정도 사자성어도 모르나, 선머슴? 마구간에서 도망쳤던 말이 미소녀가 되어 돌아와, 주인이었던 노인과 결혼했다는 매우 훈훈한 고사를 가진 사자성어 아닌가?
석유 대신 참기름을 넣은 자동차도 네 뇌보다 효율이 좋을 것이다.
세계란 장난감은 원래 그렇게 설계되었다.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의 덩어리로 말이다.
뭐. 이 정도 입니다. 이렇게 타고난 말발이 이 글을 읽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그럼 본격적인 감상에 들어갑니다.
1권이 토끼의 간을 현대식으로 각색을 했다면 2권은 흥부전을 비틀어서 풀었습니다. 이 글을 읽다 보니 다음에서 완결된 웹툰이 생각이 납니다. 천년동화라는 전래동화를 현대식으로 재구성해서 놓은 웹툰입니다. 이 미얄의 추천과 그 천년동화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겉보기론 솜사탕처럼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이야기를 풀어 놓을 것 같더니 흘러 나오는 이야기는 쓴맛이 나는 사탕과 같습니다. 그게 맛이 없는 것은 아니고 묘한 중독성을 가진 쓴맛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입니다.
보통 어렸을때 본 전래 동화나 초등학교 바른생활 같은 것이 줄곳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권선징악. 그걸 누누히 강조하고 있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권선징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현실에 흥부와 놀부가 있다면 계속 잘먹고 잘사는 건 놀부일겁니다. 그게 맞다면 계속 누누히 강조할리 없죠. 권선징악이 불변의 진리라면 지금 욕 많이 듣고 있는 그 누군가는 벼락을 수천번도 맞아서 재가 되었을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런 꿈을 꿔본적이 있을 겁니다. 권선징악이 이뤄진 완전한 세계. 그 권선징악이 완벽하게 이뤄진 곳은 천국일까요? 글쎄요. 대답은 모른다가 되겠죠. 정의란게 수시로 변합니다. 지금 우리가 옳다고 믿는것이 몇 세대가 흐르면 어떻게 변할지는 신만이 알겠죠. 그 정의란게 만고불변이라면 그게 이뤄진 곳은 천국일겁니다.
그러나 그건 정말 꿈속의 일일뿐입니다. 권선징악이 완전히 구현된 세계는 어떻게 보면 지옥일수도 있습니다. 정의를 누가 정하고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요? 만약 한 사람이 그 정의를 정하고 판단한다면 그 사람이 옳을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삐뚤어졌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가 나올것 입니다.
그걸 조금 느끼게 해줬습니다. 독특한 말장난과 과장된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쓴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실이란 쓴약이. 아망파츠나 꿈 같은 몽환적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가벼운 이야기가 그네를 타는 듯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그 그네에서 밀려 내려 오면 철학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즐겁게 읽다가 권선징악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게 해주었습니다.
솔직히 이 소설도 깔려고 찾기만 하면 깔 곳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데 전문 평론가처럼 그렇게 지적할 실력도 없을뿐더러 지적하고픈 마음도 없고 그저 하루를 즐길 수 있었으니 만족입니다. 아직 그 과장된 캐릭터가 좀 거슬리지만 말장난도, 이야기의 후반에 던지는 철학적인 화두도 마음에 듭니다.
지금까지 나온게 5권이니 앞으로 3일간은 계속 즐거울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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