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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무사 : 색다른 무협 시도.

작성자
Lv.12 르네장
작성
08.09.06 21:20
조회
3,302

작가명 :  김문형.

작품명 :  잠행무사.

출판사 :  청어람.

미니리즘이 있으니 못보신 분들은 백스페이스에 지그시 손가락을 대주시길 바라며 감상에 들어가겠습니다.

-------------------------

바이오 해저드.

레지던트 이블.

하우스 오브 데드.

이 책을 읽고 문득 생각난 영화들이다.

또한 잠행무사를 읽고 가장 머리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망자'라는 존재, 즉 우리가 흔히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좀비'라 할 것이다.

일반 무협에서 다루었던 강시와는 전혀 다른 존재로써 작가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물론 그 모티브를 영화에서, 혹은 만화에서 옮겨왔다고 치더라도 그것을 유려한 필체로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은 참으로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누구도 돌아올 수 없었다는 금지 흑랑성.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이유는, 어떠한 존재가 있어 그들을 죽여 없앴다고 생각했지만 본인의 생각과는 내용이 달랐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사건을 일으키는 이차적인 이유를 제공했던 혈선충은 사람의 뇌로 들어가 뇌를 전부 파먹고 기생하는데, 죽은 사람의 혼백을 붙잡고 있어 말 그대로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황으로 만들어 가는 기괴한 생물이다.

여기서 본인이 이차적인 이유라고 말한 것은,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흑랑성에서 이 혈선충을 만들었기에 그들에게 더욱 큰 원초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판단에서였다.

어찌 되었든, 이 혈선충이라는 놈에 감염이 되면 그 혼백은 생전에 했던 일을 일상처럼 반복하는데 그런 상태가 된 이들을 일컬어 '망자'라고 하며 수많은 망자들이 흑랑성 내부, 지하도시에 머무른다.

이런 난감한 상태가 벌어지는 흑랑성으로 일단의 무리가 잠입에 시도하니 그들이 바로 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송현' 일행들이다.

과거,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흑랑성에서 최초로 살아 돌아온 청위표국의 젊은 국주 송현과 소림승 진광, 그 외에 초류영, 임윤, 편복선생, 유(생각이 안남)소협은 무림맹의 비밀수행 아래 잠입을 시도한다.

이른바 잠행무사, 소설의 제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설정이었다.

각기 성격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랐으며 목적도 다른 이들이 모여 잠행을 시도하니 애초에 한 데 뭉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대장격인 송현의 말과 행동에 심각성을 느낀 그들은 점점 하나가 되어간다.

본인이 가장 감탄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작가는 인물의 설정과 관계들을 세세하게 잘 짰고 마치 톱니바퀴 굴러가듯 부드럽게 이어져가는 전개방식은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기 이를 데가 없었다.

2권 마지막에 돌아오는 길이 막혀 갇혀야만 하는 설정을 1권에서부터 만들어 가는, 또한 주인공의 행동과 뒤에 이어질 어려움의 전개를 위한 치밀함은 여느 영화보다도 뛰어났다.

아직 뒤통수를 거세게 후려치는 반전은 없었지만 2권에서 밝혀지는 주인공의 정체 또한 능히 반전이라고 칭할 만 했다. 물론 서장에서 이미 밝혀진 부분이라 독자들이 알 수 있었지만 그걸 알았음에도 다시 한 번 놀랐던 본인은 알고도 당한 반전이라 칭하고 싶다. 하지만 이 반전이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시기적절하게 터트렸다는 것을, 서너 번을 읽고 나서야 알 수 있을 만큼 절묘하고 은밀했다.

그리고 가장 의아하면서도 감탄했으며 기대했던 부분이 바로 흑랑성 자체였다.

무림, 즉 한정된 공간이라기보다는 끝없이 펼쳐진 세계 자체가 무림이라는 소재가 대부분인 무협소설에서, 흑랑성 내부의 한정된 공간에서 펼치는 소설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까. 또한 어떠한 비밀을 품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하고 기대되는 부분이다.

잠행무사는 통쾌함보다는 장중함을, 기쁨보다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스릴러물로써 견식이 좁은 본인으로써는 처음 겪는 무협 스타일이었다.

또한 읽는 내내 감정이 이입되어 마치 독자가 내용 그대로에 옮겨진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만큼 몰입도가 높았다. 그래서일까? 무의식적으로 읽는 동안은 이불마저 뒤집어 써야 했던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신선한 소재와 연륜이 느껴지는 필력으로써 능히 무협계의 돌풍을 일으켰다 생각하는 이 소설.

많은 독자분들께서도 한 번 읽어보심이 어떠하실런지.

--------------------------

제 생각을 펼치기 위해서 부득이 존대를 생략하고 썼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Comment ' 13

  • 작성자
    Lv.99 노란병아리
    작성일
    08.09.06 21:42
    No. 1

    어 전작 있어요. 대인배
    그전에 에픽이라는 판타지 소설도 있어요
    에픽은 주변에 없어서 못 읽어봣지만
    대인배는 가벼운 코믹 무협으로 시작해서 적당한 무게로 완결났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절교맨
    작성일
    08.09.06 21:43
    No. 2

    극찬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르네장
    작성일
    08.09.06 21:50
    No. 3

    억. 전작이 있었나요???
    실수해버렸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애시든
    작성일
    08.09.06 22:09
    No. 4

    대인배의 왕자찻집이였던가..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바꿔볼까
    작성일
    08.09.06 22:19
    No. 5

    저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생각되더군요..
    맨날 같은 무협소재들만 봐서 그런지 최근소설중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책을 보기전 감상글을 보았을때는 좀비 비슷한 것이
    무협 안에서 나타나고 주된 내용이라고 하니 약간
    거부감이 있었긴 했습니다..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일독을 했는데.. 왕건이더군요..
    스토리도 좋구요..
    고민 하시는분들에게 한번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流水
    작성일
    08.09.06 23:32
    No. 6

    유소운이죠.. 중얼거리면서 쏘면 백발백중 대단한 녀석이죠..
    잠행무사
    요즘 보기드문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되요.
    내용면에서도 다른 무협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색다른 맛.
    이 맛은 한 번 맛보게되면 벗어날 수 없는 강렬한 맛이죠.

    하지만, 완결권이 몇 권 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뒷편을 더 봐야 이 작품이 수작인지 아닌지 판가름날거라고 생각되네요..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Odysseus
    작성일
    08.09.06 23:37
    No. 7

    처음보는 유형의 글인데.. 1권을 읽으면서 정말 감탄했습니다. 2권 빌릴려는데.. 반납이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서드
    작성일
    08.09.07 01:52
    No. 8

    경혼기를 읽을때의 충격과 같은 느낌들을 받으신듯 하네요. 하도 칭찬들을 해서 문득 문득 손이 가는데도 아직 유혹을 버티고 있습니다.. 완결되면 주저없이 보려고... 으~~ 궁금증은 못참는지라..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 문정흠
    작성일
    08.09.07 20:36
    No. 9

    정말 다음 권이 기다려지는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일
    08.09.07 20:40
    No. 10

    정말 재밌습니다.
    다들 잠행무사, 잠행무사하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3권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9.08 17:17
    No. 11

    완전 재미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re******
    작성일
    08.09.08 21:50
    No. 12

    옛날에 봤던 중국영화인 영환도사가 생각나더군요....숨쉬면 안되다는 거랑.오랜만에 내용이 이어지는 작품을 본 것 같습니다.그러나,너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려는 점이 있어 눈에 거슬리는 부분도 있더군요.그런 주인공이 운영하는 표국이 문을 왜 닫았을까 하는 의문도.....어쨋든 작가님의 사정이 있겟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일
    08.09.13 02:11
    No. 13

    reginias님, 표국엔 송현 한 명만이 남았고, 청위표국은 경쟁관계의 표국과 전장의 압박으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표국이 소유한 장원을 내놓고 금분세수함으로써 그 자금난에서 벗어나려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정인의 건강문제도 있고요.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표국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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