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석왕
작품명 : 흑검
출판사 : 동아
1, 2권에서 문장과 내용이 좋음에도 약간 지루한 면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럼에도 3권이 기다려졌었다. 그런데 3권은 우와! 무려 400페이지씩이나 된다. 난 판무를 그리 많이 접하지는 않지만 흔치 않은 일이다. 다른 책들은 겨우 300페이지를 넘기기 급급한데 400페이지 씩이나 되는데도 지루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내용은?
우선 설명이 많았던 1, 2권에 비해 격투와 사건이 핵심이다. 숨가쁘다. 검왕과 겨루고 드디어 삼화련 무리와 대격전을 벌인다. 그리고 결국 엄청나게 당하고마는 주인공 유성! 우연히 유성을 구하는 소녀. 그런데 그 소녀가 불행해 진단다. 아니 이미 불행해 졌다. 그것 또한 기존에 보기 드문 설정이다. 그리고 의형제들을 만나고 용봉지회를 지켜보는 가운데 의문의 살인사건의 맥락이 대략 그려진다.
물론 모용혜와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질투가 날 정도다.
사백페이지에 걸친 수많은 내용을 압축하기가 벅찰 정도다. 문체도 더욱 정갈해졌다. 말 그대로 이제는 상쾌한 문장의 검이야기가 된 것이다.
“마치 고향 밤하늘의 만월을 따서 품에 가득 안은 듯 행복하여 졌다.”
“그날 밤 유성은 개방의 열두 장로가 뿜어내는 악취와 술 냄새와 청의신개가 따라주는 술과 불령의 비꼬는 듯한 술주정 소리에 푸욱 빠져 같이 취해 들었다.” 이런 표현들이 특히 좋다. 단어 하나하나가 현란하지도 않으면서 내용을 아름답게 전달하고 있다.
무형지독, 강시제조, 무엇인지 모르지만 존재가 확실한 음모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말로 잘 짜여진 대작의 냄새가 짙다.
한번 보면 누구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단! 문장과 전개를 천천 음미하며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냥 휘리릭 줄거리만 보시는 분은 자칫 지루하다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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