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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
12.02.14 16:27
조회
2,434

작가명 : 옥타비아 버틀러

작품명 : 야생종 Wild Seed

출판사 : 오멜라스

스포가 담긴 감상문입니다!!(주의!!)

엔더 위긴 시리즈를 집필한 스캇 올슨 카드가 쓴 장르문학 작법서 "당신도 해리포터를 쓸 수 있다!"에서 잘쓴 작품의 예시로 언급된 작품입니다. 작법서를 읽고 이 책 읽고 싶다..그런데 영어니까 안될꺼야..하고 있었는데, 도서 신간 코너에 떡하니 꽂혀 있더군요...오오!!

이 소설에 대한 제 느낌을 말하자면, 초능력자물이라는 장르소설을 대지나 토지 같은 대서사적(대하소설적?) 문학작품처럼 써내려간 소설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두 명입니다. 하나는 도로라는 4000년을 산 존재. 다른 하나는 안얀우라는 400년을 산 존재입니다.

도로는 불사의 존재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하나의 육신을 가지고 불사하는건 아닙니다. 도로는 강력한 고통, 슬픔을 느끼거나, 죽으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육신으로 강제전송되어 상대의 육체를 강탈합니다. 도로가 이 능력을 깨달은 것은 그의 어머니의 육신으로 전송되어 어머니 무릎위에 죽어있는 자신의 '옛 육신'을 봤을 때입니다. 공포에 절어 비명을 지르던 도로는 두번째 전이를 합니다. 두번째 제물은 그의 아버지였습니다...

도로의 전송은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 죽을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질병이나 지진 같은 천재지변적인 이 살인을(그는 허기를 느껴 주기적으로 전송돼야 합니다..) 무작위가 아닌 스스로가 통제할 선택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도로는 씨앗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수천년을 살면서, 도로는 자신처럼 이상한 사람들을 찾습니다. 어디에서는 샤먼으로, 어디에서는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을 보고 느낍니다. 말 그대로 초감각, 즉 도로 같은 초능력의 단편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도로는 이런 사람들을 모아 결혼시켜 마을을 만듭니다. 이 씨앗마을을 통해 도로는 수천년간 교배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온 세계에 뿌려진 도로의 씨앗마을에서는 근친적인 교배를 통해 발현된 유전인자, 외부에서도 악마나 마녀로 몰려죽을 사람들, 도로의 자식들이 태어납니다. 염동력이나 초감각자, 텔레파시 능력자들이죠...

1700년대의 어느날 아프리카에 있는 도로의 씨앗마을 중 하나가 노예사냥꾼들에게 약탈당하고 파괴당합니다. 도로는 파괴된 씨앗의 '낭비'에 짜증을 느끼며 이들을 추적합니다. 그러던 중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강력한 '재능'을 느끼고 이를 정처없이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로는 마을에서 수백년 간 여신이며 주술사로 공포와 경외의 대상으로 섬겨지던 존재인 안얀우와 만납니다..

도로가 최초로 만난 다른 불사자이며, 야생종(Wild Seed)입니다. 야생종이란 도로가 유실한 씨앗으로, 도로의 통제에서 벗어난 외부환경에서 발현한 능력자를 말합니다. 도로는 수천년간 교배시험을 해왔기에 이 세계에 나타난 발현자들은 사실 그 가계를 거슬러가면 대부분 도로에게 귀속되죠. 안얀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다만 안얀우는 도로의 자식과 야생종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존재라 할만합니다. 도로가 정신으로 불사한다면, 안얀우는 육신으로 불사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육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가져 불로불사이며 육체의 형태를 바꿔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의약품을 체내에서 생성해내기도 합니다.

도로는 안얀우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다른 야생종을 대하듯 그녀를 통제하려 합니다. 안얀우는 도로에게 알수없는 공포감을 느끼고, 수백년간 살아오며 낳은 자손들을 도로에게 보호하기 위해서, 또 도로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껴 도로를 따라 가게 됩니다....

이후 이야기는 도로와 안얀우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다 읽고 나서 후기를 봤더니 사실 이 작품은 패터니스트(Patternist)라는 연작의 세번째 작품으로 프리퀄이라 하더군요. 이 소설은 초능력자가 현대(라고 해도 1970-80년대)에서 나타나 활약하는 이야기의 배경같습니다. 먼 고대에 처음 나타난 불사자 초능력자가 이후 세계를 떠돌면서 마녀나, 마법사, 악마 따위로 몰려 죽임당하는 초능력 유전자들을 보존하는 장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초능력자들이 등장했다...라는 설정인거죠 ㅎㅎ 패터니스트 작품 전체를 다 읽지 않고서는 궁금해서 못참겠더군요. 후기작들이 없어도 야생종 자체로 멋지게 완성된 소설이긴 하지만, 그렇게 멋지게 완성된 이야기가 책 네권 분량 더 뒷이야기가 있다니... !

제 감상을 다시 보니 이 책이 뭔가 마니악한 장르소설 처럼 느껴지는데, 그냥 독서 좋아하시면 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설입니다. 볼 소설을 찾고 계시는 분들 한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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