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토종토박
작품명 : 두번째 기회
출판사 :
솔직히... 초반에는 그럭저럭 평범한 회귀물로 본 소설입니다.
회귀하게 된 계기나 그에 대한 복선도 없이 그냥 하늘에 대고 한탄했을 뿐인데 바로 다음날 몇십년전 과거의 전혀 다른 사람의 몸으로 나타난다는것은 솔직히 여타의 회귀물들도 그러하지만 다소 개연성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단점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읽어나가면 읽어나갈수록 몇몇 인물들의 거슬리는 행동
예컨데 집요하고 원한을 잊지 않는 성품의 이진만-평면적인 인물
한번 쓰러지고 난 뒤에 자식의 결혼에 집착하여 치매급의 행동을 보인 한천명-특히 한천명의 경우 '가짜 결혼식'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파트라고 생각되기도 하고...(뭐.. 진짜로 노망 들어서 그런 것이였다면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에 대한 복선이나 표현 없이 그냥 뜬금없는 가짜 결혼식과 그에 대한 주변인들의 행동은 이 소설에 대한 제 마음속의 평가점수를 대폭 낮추어버리게 만든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자벨과 러브 라인이 생기는건 좋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묘사가... 굳이 그런 부분을 몇페이지나마 할애해서 쓴다는게...
뭐.. 작가님의 생각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글의 흐름에서 상당히 돌출되어 있어서 더욱 당황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소설의 또다른 비판점인 '목적의식 결여'
대다수의 소설들에 있어서 명확한 목적의식. 특히 회귀물의 경우 현대라면 회귀와 역사지식, 과학문명등을 이용한 '역사의 개변'을 주요 주제로 삼는 소설이 절대 다수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기회의 주인공은 역사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낮은데다가 지나친 개입을 꺼리고 있기도 해서 많은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만...
다른 관점에서 읽어보면 이 두번째 기회가 묘사하고자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유학의 가르침을 따르는 선비의 모습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무릇 선비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가정을 다스려야 나라를 이끌 수 있으며, 나아가 천하를 평탄하게 할 수 있다.라는 구절입니다.
문무겸전, 은인자중, 개인적으로 극히 뛰어난 면모를 지니지만 전문성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리더쉽. 직접적인 이끎보다는 자율적인 방향 제시. 나로부터 출발하여 그 영향이 국가 전체에 이르기까지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면서 이러한 면모로 보았을때는 오히려 명확한 목적과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작가분의 묘사와 표현력 부분에서 상당히 미묘하고, 비판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순전히 보는 관점을 바꾸는것 만으로도 소설 하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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