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4.06.30 18:18
조회
2,070

(자연란 몽여지)추어탕전, 웃음보따리.

  임춘이란 사람이 있다. 대단히 불쌍한 사람이다. 관직에 입신을 표방하였으나 여러 번 낙

방한 데에다 정중부의 난으로 공음전은커녕 재산마저 빼앗기고 피신한 기구한 운명이다.

그런 그가 최초의 가전체 소설을 적었으니 국순전이라 한다.

손뼉치고 딱 보면 국순당 백세주가 떠오른다. 그래, 술이다. 술을 사람처럼 의인화한 소설.

조그만 생물이나 사물들이 사람처럼 이야기하니 그 모습이 귀엽고 구수하다. 또 은근히 세

상을 단순화시켜 질타하니 이해도 쉽고 통쾌해 웃음이 나온다.

  자연란 몽여지 작가의 추어탕전은, 이러한 가전체를 기반으로 세 걸음 전진한 작품이다.

가전체 문학은 창의성이 상당히 가미된 허구적 작품들로 소설 문학에 한 단계 접근하긴 하

였으되 아직 소설의 틀은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몽여지작가는 2004년에 산다. 그가 우리에게 보이는 건 완벽한 무협소설이다.

그가 추어탕 전에서 가전체적 설정을 택한 이유에 대해선 탐구할 필요가(-) 없다.

가전체의 향기가 느껴질 뿐 계보를 이으려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읽고 나서 모두가 느끼게 되는 것은, 인간군상이 물고기에 대입되면 이해가 쉽다는 것과,

서장(序章)이 오히려 현실을 동화처럼 만드는 묘한 작용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서장의 구수한 미꾸라지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탕에 홀려 경청하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어찌 알랴? 서장을 읽는 순간 이미 추어탕전에 입문할 기초가 닦임을 말이다.

이미 그대의 머릿속엔 주인공의 성격이 깊게 인식되었고, 가스레인지에 불 들어간다.

  대화산파 전경이 펼쳐지면, 그 안에 누가 미꾸라지인지 두리번두리번할 필요도 없다.

추리할 것도 없이 미꾸라지가 꼬리를 흔들고 지나간다.

눈에 이채(異彩)가 띄는 건, 작가는 상황을 장난스럽게 표현하는 데 반해 그 안에 사는 물고기

들은 더없이 진지하다는 것이다. 내심 눈을 아래로 두고 그 진지(眞摯)를 비웃다보면 어느덧

입 꼬리가 귀에 붙어간다. 어이쿠, 이거 정말 멋지다.

  멋진 건 그것뿐이 아니다. 추어탕전이란 제목에서부터 실실 웃음이 나오니 문제다.

어떤 준엄한 인물이 그 안에 등장하든 우리는 그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 또한 물고기에 불과하다! 독자를 명쾌히 이해시킬 도구는 이제 생물도감에 있다.

  그래, 더없이 현실감 있는 동화를 읽는 것 같다. 해리포터? 흥! 미꾸라지의 마술이 간다.

역 의인화라도 당한 듯 묘한 느낌이 경계심마저 흩으니, 홀리는 건 서장(序章)부터다.

직장에서 모니터 바라보던 사람이여, 사람 실없어 지는 건 시간문제다.

추어탕전은 근엄한 사람을 저격하고 있다.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인물 소개가 지루하게 좌르륵 나온다 싶으면 어느덧 먼 산을 바라보는 게 우리 뇌님이다.

하지만 대화산파의 일장로부터 팔장로까지 쫘르르 연속해 훑어나가는 것이 정녕 지루하지

않음을 믿을 수 있는가? 그 설명조차 웃음 ‘꺼리’가 된다. 이거 시작부터 위기를 세워 극적

구성을 강조하는 것만 해도 눈이 흡착되는데 작가 필체까지 묘하게 섬세하니 오늘 저녁 메

뉴가 정해졌다. 그 난무하는 욕마저 향기가 날 정도이니 어디 냄새 좀 맡아보자.    

  추어탕전이다. 자연란이다.

슬픈 것은 이에 눈독들인 것이 내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오, 이미 선각자들이 1200명이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작가 신인이 아니다. 여러분도 나와 함께 Hit 숫자에 동참하자.

내 판단에 작가 이미 어디출판사가 채간 듯하다.

※ 아, 정말 출판사와 계약 한 작품이네요. 한 두달정도 연재 중단한다 하니

  2권까지 다 쓰고나서 바로 출판할 예정인가 봅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79 창술의대가
    작성일
    04.06.30 18:38
    No. 1

    도대체 오늘 하루동안 얼마나 쓰신겁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애린
    작성일
    04.06.30 18:56
    No. 2

    저도 추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6.30 19:29
    No. 3

    연참대전에 하루 10연참의 고며윤님이 계시다면...

    감비란에는 인위인위님이 계십니다!
    제자로 받아주세요, 싸부님!

    (비굴하게 손을 비비며 웃는 둔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Reonel
    작성일
    04.06.30 19:35
    No. 4

    29 : 27! 박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30 19:37
    No. 5

    저는 인위인위님께 주의 받아서 마음이 아프답니다.. 흑흑 ㅠ.ㅠ
    그리고 둔저님 '고며윤'님이 누구신가요?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6.30 19:38
    No. 6

    ^^;
    우웃!
    고명윤님을 오타내다니...

    서헌// 그 29 중에서 일반이 하나 있고, 좀 된 책도 3개 정도...음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인위
    작성일
    04.06.30 19:40
    No. 7

    누가 감히 돈오공님께 주의를 준단 말입니까?
    -_-; 수정하기 전에 너무 빨리 읽으신 것 아닙니까?
    너무 빠르면 땅에 떨어질 빗물도 미리가서 맞는 법입니다...;
    앞으론 천천히 들어오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30 23:57
    No. 8

    이제 제가 지랄발광한 시간이 저물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뜨거운 두 분의 질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한번
    둔저님, 인위인위님 홧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 사량룡
    작성일
    04.07.01 02:37
    No. 9

    와우 인위인위님 대단한 문재시네요!! 제가 워낙 유령회원이라서리 오늘 첨 보긴 했습니다만... 나머지 글들도 찾아서 읽어봐야 겠네요.
    상당한 안목과 글재주~ 혹 본업이 문화관련 기자아니신지?
    다음번에 제 글도 비평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연란 군웅전기입니다.
    (넘 유치해서 안될려나-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日月神劍
    작성일
    04.07.01 16:40
    No. 10

    헉.... 엄청나게 많은 감상문
    전 쓸 생각도 안돼고 글쓰기 능력이 부족해서
    인위님 정말 열정적이신듯 존경 ^^;;;
    한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것과 특징을
    작품을 읽지 않는사람도 쉽게 알수 있게 잘쎠주셨네요
    앞으로도 많이 써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yonsuk
    작성일
    04.07.01 18:28
    No. 11

    글참... 잘 쓰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륜(茂侖)
    작성일
    04.07.07 03:04
    No. 12

    이제서야 봤습니다 ㅡ_ㅜ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너무도 멋진 필력이라 감히 덧붙일 수가 없네요.

    그저 열심히 쓰겠습니다 - 라는 말 밖에는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4008 기타장르 야망 & 패자를 읽고서. 류하연 04.07.01 1,037 0
4007 무협 사우림님의 무림경영을 읽고 +1 Lv.1 강호인 04.07.01 1,469 0
4006 무협 지금 막 빙하탄을 읽고 +4 Lv.6 그라츠트 04.07.01 1,219 0
4005 기타장르 산을 미는 강을 읽고. +5 류하연 04.07.01 3,411 0
4004 무협 작가가 본 대도오.(스포일러 있음) +10 Lv.91 삼두표 04.07.01 1,661 0
4003 판타지 파천의 주군을 읽고서 +2 류하연 04.07.01 2,422 0
4002 무협 귀면탈 4권~~ +4 둔저 04.07.01 1,160 0
4001 무협 ㅡ_ㅡ백도를읽고 +18 Lv.1 꿈꾸며살자 04.07.01 1,838 0
4000 판타지 인상깊게 읽은 판타지 소설 하나 추천해드... +13 Lv.1 환웅 04.07.01 6,999 0
3999 판타지 계승자를 읽고.... +4 Lv.1 도래솔 04.07.01 5,172 0
3998 무협 [감상] 학사검전. +6 Lv.4 자칭애독자 04.06.30 1,414 0
3997 무협 추혈객(追血客). +5 Lv.17 억우 04.06.30 1,362 0
3996 기타장르 와룡강님의 고검추애기를 보고 +5 Lv.8 뭉무 04.06.30 2,101 0
» 무협 자유연재란> 추어탕전, 웃음보따리. +12 Lv.1 인위 04.06.30 2,071 0
3994 무협 고명윤 님의 신궁을 읽고.^^;; +4 Lv.78 딱지얌 04.06.30 1,605 0
3993 무협 강호삼녀협(江湖三女俠) / 양우생(梁羽生) +4 무사시 04.06.30 2,583 0
3992 기타장르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을 읽고....하츠와... +4 둔저 04.06.30 1,422 0
3991 판타지 다크메이지 14권, 본격적인 전쟁은 시작이다. +15 Lv.1 인위 04.06.30 4,558 0
3990 무협 청운유기를 읽고서 - 방콕소년, 고수를 따... +7 둔저 04.06.30 1,469 0
3989 판타지 라이어, '재미있는 무뢰한'. +8 Lv.1 인위 04.06.30 4,021 0
3988 무협 [수호령] 집중과 몰입 +4 파천검선 04.06.30 896 0
3987 판타지 하얀 늑대들, 녹정기와 보표무적을 섞은 재... +13 Lv.1 인위 04.06.30 4,943 0
3986 무협 극악서생 완결, 추억이 저물어 가네. +4 Lv.1 인위 04.06.30 2,933 0
3985 무협 귀면탈 1~4권, 가상의 역사가 자부심을 낳... +2 Lv.1 인위 04.06.30 1,175 0
3984 판타지 다크엘프 4권까지 읽고. 난 므훗한게 좋아~ +3 Lv.1 Juin 04.06.30 5,234 0
3983 무협 불사전기를 읽고.... 부제 : 아..-_-;;; 이... +4 둔저 04.06.30 1,506 0
3982 무협 신승 8권, 독자들은 잔인해! +8 Lv.1 인위 04.06.30 2,073 0
3981 판타지 루실드리아 왕국근위대 - 인간을 위한 단체 +2 둔저 04.06.30 4,443 0
3980 무협 그림자무사, 연극과 섹스의 기억... +8 Personacon 제갈미미 04.06.29 1,929 0
3979 무협 천괴, 아직 읽지 않은 분을 위한 선전 +4 Lv.1 인위 04.06.29 1,704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