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읽을 만한 책들이 없는 거얌? 내가 놓치고 간 작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고무림 감상 비평란을 1페이지부텀 40몇페이지까지 샅샅이 뒤지는 수고를 한다음 다시 동네 대여점 순례라는 "대 장정" 끝에 몇권의 책을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송진용님의 몽검 마도 !!
고무림 감상 비평란을 인내심있게 뒤진 보람을 뿌듯하게 느낀 작품입니다^^(역시 노동의 보람이...)
송진용님의 무명계와 생사도는 하도 오래전에 봐서 내용은 당연히 기억이 안나고 단지 "그냥저냥 볼만했었던 책"이었다는 한줄짜리 감상만(그나마!!) 있었답니다
그래서 몽검마도를 빌려 올 때 까지만 해도 "왠만한 무협은 다 봤는데 왜 이 책은 못 봤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기는 했었지만 커다란 기대감은 없었지요
몽검마도는 98년도에 "이야기"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뫼도 아니고 드래곤 북스도 아니고 뿔도 아닌 )에서 나온 송진용님의 데뷔작(?) 입니다
대도오나 묘왕동주, 홍엽만리 처럼 데뷔작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그런 작품 중 하나더군요
명나라 중반의 홍화교(전진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권력간의 암투와 정파무림과의 은원, 언제나 굶어 죽고 있는 민초들과 그 결과물인 민란 등이 얽혀 있는 시'공간을 사도치라는 강렬한 주인공이 스피디하게 뚫고 나가는데 그 과정이 아주 사실감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조연급 등장인물들도 싱싱하게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적절한 비중으로 잘 배치되어 있구요
처음에는 폼나게 나왔는데 작품 후반엔 도대체 어디 갔는지 알 수가 없거나, 얘는 왜 여기서 나왔지? 싶은 인물은 한명도 없이 모두가 맡은바 임무(?)와 역할에 아주 충실하거든요
그래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특별한 한 점은 송진용님의 놀라운 문장력입니다
이게 정말 신인 작가의 첫 작품 맞아? 싶은 의문사가 절로 나올만큼 아름다운 문장 구사력을 보여줍니다
피가 튀고 살이 갈라지는 박진감 있는 전투장면을 묘사하는 그 서정성 넘치는 문장력이라니....
송진용님의 싸움장면에는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한 투명함과 선명함 그리고 명가의 손에 그려진 동양화에나 있을 법한 여백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성장기 어느시절에 봤음직한 뛰어난 문학 작품의 한장면 혹은 그림 한점 ,혹은 한편의 시, 혹은 시선을 잡아 맸던 어떤 풍경..그런 것 들에 묻어 있던 아련한 그리움이라고 할까요?
그런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문장들이 작품 곳곳에서 불쑥불쑥 튀어 나온답니다
그래서 읽는 즐거움이 몇배나 배가되지요
스토리 중심의 앙상한 소설읽기에 짜증 나신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논리의 비약과 억지스러움에 짜증 나셨던 분들도 읽어 보시구요^^
그리고 ....
약간의 사족/
1.몽검 마도에서 마도가 사도치라면 몽검은 누구지? 허죽? 송옥환?
아니면 마도는 사도치로 대변되는 홍화교 혹은 비 정파고..몽검은 검도로 대변되는 편견(미몽)에 싸인 정파일반??
2. 마무리가 두 세페이지만 더 늘어(?)졌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하는 아쉬움이 약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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