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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99 예류향
작성
03.03.12 10:58
조회
1,820

처음의 계획은 야설록님의 작품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정리하려고 하니 야설록님의 작품들을 제가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설록님 작품속에서 느꼈던 재미와 다양한 감동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야설록님의 작품에는 통쾌함, 재미를 넘어서는 다양한 감동(분노, 슬픔, 허무함, 안타까움 등등)들이 있었죠. 지금이라면 그런 다양한 느낌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지만, 제가 중고등학교 때는 그런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상할 수 있는 정도로 성숙하지 못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는 다르게 수업시간이나 야자시간에 '되새김질'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몇몇 작품의 줄거리나 느낌은 어렴풋이 생각이 나지만, 계보를 정리할만큼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 같습니다. ㅠ.ㅠ 야설록님의 작품정리는 다른 고수님들께서 나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야설록님은 안되겠고, 이번에는 장경님의 작품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황금인형-해원 울다'를 보다가, 갑자기 장경님에 대한 작품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장경님의 작품을 보면서 세번 울었습니다.^^;; 천산검로에서는 회류동에서의 이야기를 읽으며, 암왕에서는 명강량이 최후를 결심하고 죽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빙하탄에서 주인공이 외경의 무공을 익혀서 잠에 빠져들면서 교검과 도영에게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을 들으면서였습니다. 해원이 우는 것을 보자, 제가 운 것이 생각나서 정리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든 것 같습니다. ^^;;

1. 장경의 작품정리 - '작가소개란'에서 가져왔습니다 (존칭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1995년 『철검무정(鐵劍無情)』<뫼>

       1996년 『천산검로(天山劍路)』<뫼>

       1997년 『장풍파랑(長風破浪)』<뫼>

       1998년 『암왕(暗王)』<시공사>

       1999년 『벽호(壁虎)』<시공사>

       2000년 『빙하탄(氷下灘)』<시공사>  

2. 장겸의 작품특성

처음 접한 장경의 작품은 철검무정이었다. 솔직히 그때는 장경의 매력을 몰랐다. 그저 '이거 뭔가 다르다'는 것만을 느꼈었다. 필자가 본격적으로 장경에게 빠지고, 열광하기 시작한 것은 천산검로를 보면서부터였다. 그때 다른 많은 독자들이 장경 작품의 매력을 '변방이 보인다', '비장미'가 느껴진다. 그런 찬사를 보내었다.

그러나 필자는 천산검로에서 '변방', '비장미'와는 다른 것을 보았다. 이전에 어떤 무협에서도 본적이 없는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몇몇 남자들의 우정, 연인간의 사랑 따위는 이전의 무협에서도 많이 다루어졌었다. 하지만, 작품의 곳곳 아니 전체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은 정말 처음이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게서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공동파, 화산파의 동문들간의 정, 본산과 속가제자들의 자기문파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 심지어는 서천래마백과 그 자식에게서도 '인간미'가 느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정말 열광했었다. (지금도 자주 천산검로를 꺼내어 보고 있다. ^^ ) 하지만 작품 곳곳에 배어나는 '사람의 온기'가 어디서 오는지는 몰랐다. 암왕을 읽을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래서 장풍파랑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ㅠ.ㅠ

천산검로에 열광한 이후 장풍파랑을 보게 되었다. 천산검로에서의 감동을 기대했다. 그러나 장풍파랑은 천산검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러한 기대감때문에 장풍파랑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였다. 천산검로에서의 따뜻한 인간적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장풍파랑은 그러한 작품이 아니었다. 장경을 평가할 때 자주 쓰는 말처럼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떤 기대감은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얻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그런 것을 알 수 없었다. 그저 크나큰 실망감만을 느낄 뿐이었다. 그래도 다음 작품을 기다렸다. 포기하기에는 천산검로의 감동은 정말 너무나 큰 것이었다.

암왕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장경의 작품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니라, 작품 속에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장경의 매력을 '변방이 보인다' 혹은 '비장미'를 들고 있는 것 같지만, 필자는 이것은 장경의 매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스토리나 주인공의 개성을 달리하면, '비장미'는 사라진다. 벽호가 그렇다. 벽호는 앞의 작품에서 나타났던 비장미는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경작품의 향취는 그대로 살아있었다. 비장미 넘치는 주연은 없지만, 여전히 등장인물들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역으로 이전의 비장미 넘치는 작품에서도 조연들은 살아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장미'라는 틀에 장경을 가두는 것은 옳지 못한 평가라고 생각한다.(그리고 필자는 천산검로가 절대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라고 절대 생각지 않는다. '사람의 정'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임준옥의 '농풍답정록'정도가 비견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변방이 보인다'라는 평에 대해서는 '변방'을 무엇으로 파악하는냐에 따라 동의하기도 하고 동의 안하기도 하다. '변방'의 의미가 작품의 '소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동의하지 않는다. 낭인, 공동파, 수적, 배교 등 분명히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았던 작품소재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소재를 탁월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소외된 인간', 혹은 '변방의 인간'의 개성과 삶을 잘 그려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철검무정에서는 구대문파에 속하지 못한 낭인들의 아픔이, 천산검로에서는 구대문파에서도 서열이 낮은 문파의 제자들이 겪는 아픔을, 장풍파랑에서는 현문의 무공을 익히지 못한 무인의 아픔(이 부분은 장풍파랑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확실하지 않다.), 암왕에서는 무림으로부터 배척 받는 배교인들의 고통과 그 속에서의 자그마한 즐거움, 그리고 사랑. 만약 '변방의 인간'이 보인다라는 의미에서 '변방이 보인다'라고 한다면 동의한다. 장경의 작품 전체적으로 봐서는 기존의 무협소설에 그려내지 못했던 새로운 인간군상 - 기존의 무협에서 '변방'에 속했던 인물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장경의 작품특성은 등장인물 모두가 하나하나 살아있다는 것이다. 이전의 무협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새롭고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꼭 소재가 '변방'이라서가 아니다. 암왕 이후의 벽호, 빙하탄, 성라대연은 특별히 변방적인 소재라고 생각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장경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비장미의 경우도 역으로 생각해야한다. 주인공이 '비장미' 넘치는 인물이면 어쩔 수 없이 작품은 '비장미'가 넘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변방'적인 소재나 인물을 많이 다루다 보니 장경의 작품특성을  '비장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더 넓게 봐야 한다.

장경이 '비장미' 넘치는 인물을 너무 잘 그려낸 나머지 작품에 '비장미'가 넘치는 것이지, '비장미' 자체가 장경의 특성으로 한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천산검로', '벽호', '성라대연'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비장미 넘치는 인물들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 작품을 읽는 순간 장경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있다. 장경은 비장하지 않은 등장인물에게도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장경의 작품특성을 '비장미'라는 틀에 끼워넣는 것은 장경의 특성과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작가 그것이 장경에게 어울리는 평가라고 생각한다.

3. 성라대연을 읽고

'살아있는 등장인물'이라는 장경의 특성이 가장 활짝 피어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성라대연'이다. 주인공 소호로부터 시작해서, 검왕, 구걸왕, 수왕, 화왕, 검명, 동방무적, 아민, 아민의 사형들, 아라사, 일본인들^^ 등등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특장인물의 특성이 머리속으로 떠오른다. 성라대연처럼 많고 다양한 등장인물의 개성을 잘 그려낸 작품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것은 단점으로 작용하게 된다.(또 그렇다. ^^;; )

다양한 등장인물이 개성있게 잘 그려지고 있지만, 나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흑저사랑이 잘 지적하고 있다. 인용하자면, "잘 살린 인물묘사가 또한 반대급부로 약점이 돼기도 합니다. 시선이 분산된다는 거죠. 소호의 발걸음에 거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각기의 인물들이 각자 따로 등장한다는 겁니다,,,,, 여러개의 이야기가 얽혀 들어가면서.. 나중에 하나의 대하가 되듯. 그런 이야기 진행입니다... 그게 장점과 약점이 되는 거죠.. 각 인물의 개성이 뚜렷한 것은 좋은데.. 그것을 일일이 기억하고 또한 사건까지 따로 기억해야 한다는 겁니다..... 각기의 인물에 대한 개성을 살려 주시는 것도 좋기는 한데, 좀더 주인공과의 연관성을 부여해 주신다면 읽고 정리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이다.

즉 다양한 인물의 인물묘사라는 장점은 살리되, 주인공 중심으로 조연들을 모아서 진행하는 스토리를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분명히 이것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편일 때 주인공 중심으로만 모든 이야기를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흑저사랑의 비판에 대해 길군의 반박을 보면, "이것은 글이 길어지는 대작이 되는 상황에서 발생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무협들이, 4권이내에서 끝나는 무협은 보통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다시피 주인공의 시선을 쫓아갑니다. 글이 길때 주인공만으로는 글이 식상해질수 있기 때문에 조연들이 나오고, 글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서 주위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7권까지 읽은 지금에 와서는 가히 8권짜리 무협은 이렇게 써야돼라는 교본을 보고있는 듯합니다.."이다.

이 반론도 설득력이 있다. 장편이 되면 어쩔수 없이 다양한 조연들의 등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경은 그런 조연들에게도 생명력을 부여한다. 이것이 장경의 특성인 이상 이 부분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8권에서의 재미를 위해 7권의 지루함을 참을수 없지 않은가? (7권이라는 것은 과장이다. 정확히는 3-4 권정도)

필자는 일단 성라대연의 중반에서 느껴지는 지루함의 원인을 특별한 '사건'이 없다는 것에서 찾고 싶다. 이것은 소호뿐만아니라 나머지 '등장인물'에게도 해당된다. 솔직히 장경은 과거의 작품부터 '극적인 사건'이 없는 경향이 조금 있었다.

어쨌든 '성라대연'에서는 그 경향이 극대화되고 있다. 그저 물흘러가듯이 사람이 만나고, 화합하거나 갈등하고, 싸운다. 어떤 특별한 음모라든지, 사건이 없다. 물론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음모는 있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그 음모와 관련되는 극적 사건이 없다.

소호가 한 일은 처음 중원으로 오면서, 유성(?)표국과의 갈등, 화산에서의 무공수련, 검명구출, 흑상제회의 3명과의 싸움 정도인데, 이것도 크게 극적인 맛이 없다. 유성표국과의 갈등은 좀더 커질 것처럼 보인다가 소호와는 관계없는 다른요인에 의해 유성표국 몰락, 검명구출은 소호가 등장해서 안면있는 인물 좀 만나고 끝, 흑상제회의 3명은 자기들이 알아서 나타나서 패배한다. 물론 나름의 작은 재미들은 있다. 검명을 구출하면서 만난 중원의 영웅들과 교류, 무공의 선보임, 흑상제회 3명과의 싸움은 흑상제회에 대한 정보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 이것이 흑상제회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아민의 어머니의 계획의 차질을 가져 온다. 이야기가 극적인 사건없이 물흘러가듯이 흘러가고 있다. 소호는 여기서 어떤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조연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검왕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은 많으나, 그와 관련된 사건이 없다. 몇번의 비무정도만 있었다. 물론 그가 십만흑산영웅련(?)과의 싸움에서 '존재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설정은 있지만, 별 사건 없다. 수왕도 비슷하다. 자기 마누라 구하러 한번 싸운것 외에는 크게 없다. 화왕은 뒤에서 정파세력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무극용화회'와 대결하지만 여기도 특별한 사건없다. 구걸왕은 더 심하다. 몇몇 해학적인 모습보인것 외에는 없다.

사건이 있어야 이러한 조연들의 개성도 더 빛나게 될텐데, 중간중간에 무협소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어떤 극적인 사건이 없다. 인물묘사의 나열만 있는 것 같다. 장경은 그 이전 작품에서도 작품 중간에 작은 음모나 사건이 없는 경향이 있었다. 그 흔한 주루에서 갈등씬, 미로나 동굴에서의 음모도 없고, 무술대회도 없고, 극적인 기보쟁탈전도 없다. 금강과는 반대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맛이라든지 작은 규모의 추리적 요소가 없다. 이것은 전체적인 것을 말하는게 아니라 작품 중간중간에 사건이 있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맛이 없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작품 전체적으로는 아민어머니의 음모가 성라대연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러나 자그마한 사건들은 없다.

용대운의 권왕의 예를 보자. 동굴에서 무공을 익힌후 오악회의 본거지를 알기 위해 분타를 찾아가는 사건, 은발화타구출사건, 동림사 사건, 백수도 사건, 천룡보에서 여고수 구출 사건, 오악방 침투 사건이 있다. 단편이지만, 전체적으로 오악방의 비밀을 밝혀나가는 와중에도 여러가지 사건이 있다. 물론 다양한 인물이 한것이 아니라 주인공 혼자했다.

이것은 이전에 대풍운연의를 비판한 부분과 비슷한 것 같지만, 그것과는 성격이 조금 틀리다. 왜냐하면 대풍운연의는 전체적인 비밀의 긴장감과 의문이 너무 큰 나머지, 중간중간에 여러 사건이 있고 조금씩 비밀을 밝혀나가도, 전체적인 비밀의 긴장감과 의문이 너무 커서 해소가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간중간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다.

이에비해 성라대연에서는 중간중간에 아예 특별한 '사건'이 없다시피 하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조연들의 부분적인 역할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결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중간에 극적인 내용이라든지 장면은 없다) 그저 물흘러 가듯이 흘러가서 바다로 모이고 있을 뿐이다. 어떤 면에서는 이것이 현실에 가깝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능력과 역할이라는 것이 분명히 한계는 있기 때문이다. 원말명초에 소호가 나서서 모든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것 자체가 더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성라대연이 무협소설인 이상 재미라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소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모을 수 없다면, 조연들에게라도 '극적사건'을 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인물묘사도 좋지만, 그런 인물이 '사건'에서 어떻게 활약하는가를 감상할 수 있는 재미를 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이 조연들이 더 생명력을 얻지 않겠는가? 조연들의 인물묘사를 잘 해놓고, 그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한다니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성라대연은 8권만 나와서는 안되는 책이다. 더 많은 분량으로 만들어졌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8권에서는 5왕과 그 외에 모든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수렴되리라 생각하지만, 8권을 위해서 너무 많이 기다리게 한 것 같다. 중간중간에도 독자가 즐길 수 있는 극적인 사건들이 있었다면, 8권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반감되지 않았을 텐데...

이전의 필자의 글에 댓글을 남긴 Arinuss의 말을 인용하자면 "전체적으로 이어지면서 또 나름의 완결구조를 갖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유기적 연결같은 부분은.... 국내 대부분의 작가들 또한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이죠. 구무협시대.... 다양한 변주곡들의 합주보다는 하나의 호흡을 강렬하게 가져가는것을 요구하던 시기였으니까요"이다. 이 비판은 장경님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장경님도 성라대연에서 '다양한 변주곡들의 합주'를 만들내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그리고 장편임도 불구하고 하나의 호흡으로 작품을 이끌려고 한 것 같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뭇별들을 창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별이 제대로 빤짝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황금인형의 수정을 보면서, 주연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수정본이 많이 연재되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다. 바램이 있다면, 다양한 등장인물의 개성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사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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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를 제외한 4왕이 활약할 수 있는 '사건'이 하나씩만 있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라한이었습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99 화일박스
    작성일
    03.03.12 11:12
    No. 1

    아라한님의 글을 보면서 언제나 감탄을 합니다.
    많은 작품들을 보시고 저렇게 정리를 하실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장경님의 작품분석에서 말씀하신 인간미가 살아있다는 표현에 정말 동감을 하면서,,성라대연을 보면서 제가 느꼇던 감상이 공감되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을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루어진다
    작성일
    03.03.12 12:32
    No. 2

    아라한 님의 글에 대해 그저 장경님의((이거 상당히
    쑥스러운데 용대운이나 좌백에겐 씨 하다 장경님이라?))
    글을 열심히 보지 않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선
    별로 할말이 없고 단지 아라한님이 수고를 해주신 내용 잘보아
    감사하단 것과 위에 쓰신 말중에 극적 사건이 없다엔 공감가는게 많이 있습니다. 제가 무협소설을 보는 큰 이유가 재미를
    찾아서인데 장경님 글엔 그런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 뭐
    읽어도 그저 그렇고 안 봐도 궁금하지도 않고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라한님 말미에 작은 사건들을 얘기 하셨는데
    전 그보다 하나의 호흡을 강렬하게 가져가는것을 훨씬 더
    원합니다. 물론 작가가 어떤 글을 쓰던 그 작가의 마음일뿐
    저같은 독자는 그냥 마음에 드는책 사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장 한장 읽으면 그만이죠. 열심히 쓰신 아라한님의
    열정에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영양가 없는 소리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3.03.12 14:22
    No. 3

    음... 내 기억력에 회의를 느낍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이제 계보로서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아라한님의 글을 보면서 새로운 즐거움이 하나 생겨버렸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예류향
    작성일
    03.03.12 22:02
    No. 4

    화일박스님과 김석진님의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김석진님이 말씀하신 \'작은 사건\'은 저의 잘못입니다. 성라대연과 황금인형은 분명히 다른 작품인데, 성라대연의 아쉬움을 황금인형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 황금인형의 분량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작은사건\'을 요청한 것은 저의 분명한 실수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이번 비평에 대해서는 별 말씀들이 없으십니다. ^^
    저의 생각에 대해서도 비판을 좀 가해주십시오.
    저도 계속 배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03.03.13 02:05
    No. 5

    고수들의 감상 비평글은 언제나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선사하지요... 음... 아라한 고수님^^
    전 개인적으로 장경님 작품의 백미는 천산검로라고 생각합니다. 늑유혼에 대한 설명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공동의 장로들이 한 자루 보검처럼 벼려낸 사내... 섬전수 늑유혼이었던가요? 암튼 마무리도 너무 좋았구요... 장풍파랑은 천산검로의 뛰어남에 가리워진 비운의 명작이구요.. 장풍파랑을 처음 봤을 때는 그다지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천산검로를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그랬겠지요... 이후 다시 장풍파랑을 읽었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풍파랑의 재미를 발견했지요... 장풍파랑을 읽은 이후 지금도 저는 뭔가 막히는 일이 있으면 입버릇처럼 \"행로난...\"을 읊조리곤 합니다.... 빙하탄은 어떤 의미에서 장풍파랑의 아류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 뭐 이건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그래도 빙하탄은 빙하탄 나름대로 또 재미가 있죠... 장경 작품 중에서 비장미로 따진다면 최고가 아닐지... 반면 암왕은 너무 장중한 나머지 독자(저 말입니다)가 글의 무게에 짓눌려버렸지요... 그래도 정말 대작이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것 같구요... 벽호는 한 번 밖에 못 읽어봐서... 성라대연은 아직 구경도 못했습니다...
    같은 장경님의 작품을 평해도 아라한님은 탕수육이라면 저는 라면이군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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