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고..
저의 마음은 한없이 두근거립니다.
그리고 웃었습니다.
정말, 이건 장난이 아니라 정말..
제 인생에 있어 가장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분이 나오셧거든요.
이것은 하늘이 내려준 저의 이상형.(대략 수애를 완전 닮으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계속 바라봤습니다.
마치 꿈만 같았기에..
그런 저의 강렬한 눈빛에서 살기를 느낀것인지
여자분이 흠칫하더군요.
아, 이런 실례가.
저는 강렬함을 지우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오늘 비도 오는데, 오느라 고생 많이 하셧어요.
이거참 다른 좋은날도 많은데 왜 하필 이런날
비가 내릴까요."
"그러게요..."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주선자들은 이미 사라지고 난후.
어색함과 침묵속에서 ..
주륵주륵 내리는 빗물은
내 마음속의 눈물.
"식사하셔야죠..?"
"아뇨.. 별로 생각 없는데요.."
네.. 여긴 카페였는데, 제가 말이 헛나왔답니다..
"커흠.. 그럼 지금 학교 다니시는거에요?"
"네, 대학 다니고 있어요."
"오호., 어디 대학이에요?"
"연세대요."
오 마이 갓.
나의 이상형 천사님께서는
가방끈이 장난이 아니셧던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상황을 타계하고자 제가 알고 있던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녀석하고, 기차를 타고 가는데..'
아 그녀의 두 눈은 정말 빠져들것만 같은
커다란 호수와 같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야기를 다 듣고난후 웃어주던
그녀의 모습.
다, 다행이다.. 웃었어.
드디어 그녀의 첫 웃음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다시 침묵.
창밖을 두드리는 빗물도 저를 삿대질 하며
'머저리' 라고 욕하는것 같았습니다.
조용한 음악만 귓가를 간질이고 한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나눈 대화는 지금 제가 여기 올려있는 '대화체' 라고
할 수 있는것이 전부..
아 이 미칠듯이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
여자분도 시계만 계속 보시며 짜증을 내는듯 보였습니다.
사실 그렇죠.. 한시간동안 이렇게 미인을..
별다른 대화도 없이 커피한잔만 달랑 시켜놓은채
그냥 '앉혀' 놓았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보며
왠지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이미 모든것을 체념한 듯한
저의 마음가짐 덕분이었겠죠..
두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는..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라는..
"원래 말이 없으신 편이신가봐요?"
결국 참다못한 그녀가 먼저 물어옵니다.
이것은 아마도 '바쁜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겟다'는
말을 하기 전에 내뱉는 자연스러운 대화의 연결을 위한
시도라 판단.
"아뇨, 저는 비오는날만 되면 말이 없어져요. 참 이상하죠?"
"아, 네..."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것 같네요.
인연이 된다면, 또 볼 수 있겠죠. 그럼 전 바쁜일이 있어서 먼저.."
"아.."
차마 그녀의 입에서 들려오는 이별의 말을 들을 용기가 없었기에..
제가 먼저 그녀를 보내주려 그렇게 말을 내뱉어 버렸습니다.
당황하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
저는 우산도 차마 펴들지 못한채 얼굴위로 떨어지는
빗물을 위장삼아 눈물을 흘려야 했답니다..
아 내사랑 안녕.. '영원히'
-이상 평생여자친구 한명없이 여자앞에만 서면
말을 못하는 수줍은 남자가 소개팅받으며 생긴일 입니다만..
그런데.
이상하죠. 그녀가 저의 번호를 알고 있을리가 없는데..
정말 너무나 상냥하게도 잘 들어갔냐고 문자가 왔네요..
그것도 > ^^ < 이 눈웃음 까지 하면서.
이게 대체 무슨상황일까요.
저의 mp3 이자 시계의 기능만을 하던 핸드폰이
오랜만의 문자메시지에 당황한 나머지
덜덜 떨어가며 문자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네요.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지금의 상황을 주석을 달아 해석해주실 커플지옥에 계신
선배분들.. 한수부탁드립니다.
일단은 "아, 네.." 라고 답장을 보내긴 했습니다만..
정말 슬픕니다. 하늘은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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