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80년대 한참 성가를 날리던 구무협을 보면 주인공은 기연을 다발로 얻는 구성이
일반적이었죠.
절벽에서 떨어지면 동굴 나오고 동굴속에서는 온갖 기화요초에 천고의 영약들에다
절세의 신공, 거기다 심하게는 몇백년 동안 잠들어있는 미녀도 출몰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인지 몰라도 그런게 신기하기만 보였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이런 소설 같지 않은 우연성의 남발에 질리더군요.
그래서 묵향이 한참 엄청난 인기를 끌때도 머 그렇겠지 하고 보지 않았었습니다.
당시 1만권은 족히 읽었던 기억속에서 고정된 편견(?)덕분이었을겁니다.
묵향을 보면서 발상의 전환이란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낀게 묵향이란 주인공이
절대고수가 되는 시점이 10대후반도 20-30대도 아닌 60대가 넘어가던 시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십대후반의 나이로 환골탈퇴를 하고 오기조원에 들고 등등의 설정에 질려있던
참에 하나씩 차근 차근 수련을 거듭해 60대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성취를
이른다는 설정에 참으로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판타지류는 드래곤라자 이후에는 솔직히 손이 안갑니다. 어설픈 설정에다
재미를 추구한다 하지만 재미를 주기 이전에 재미를 반감시켜버리는 어설픈
구어체,앞뒤 내용이 연결이 안되는 황당함. 유치함에 질렸다고 할까요?
무협도 어차피 상상의 세계인 이상 오버라는 점은 들어가야 겠지만
십대후반,20대에 무슨 절대고수가 된다는 설정을 들어가버리면 아직도
그 설정에 질려서인지 몇줄 읽다 손을 놓아버립니다.
먼치킨도 먼치킨인 주인공에 대해 몰입할수 있도록 설득력있게 독자를
공감시켰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점에서 보면...비뢰도의 주인공은 제가 싫어하는 설정에 딱 맞는군요^^
조진행님의 칠정검칠살도와 천사지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평범한 독자의
넋두리였습니다.^^
요즘은 군림천하 11권만 열심히 기다리는 중입니다.
어제 새벽에 독파한 소림의 서는 주인공이 아직 21살이지만 절대자보다는
중간에 속하는지라 몇줄 보고 손놓지 않고 2권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음...3권부터 혹시 먼치킨이 갑자기 되는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만..
* 호접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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