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구로수번
작품명 : 탈혼경인
출판사 :
일단 주인공인 전형적인 ' 천재아니지만 노력하니까 잘났다.' 캐릭터.
저는 이런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방프로젝트의 코마치도 말하지 않는가. 노력이란 것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몸부림에 불구하다고.
노력이란 고결하고 신성한 것이다라는 믿음이 극단적인 경우, 잘못된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도, 그저 노력하는 행동은 고결하다고 믿으며 정말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할 것에 대해 전혀 생각안하고, 그저 한결같이 고통만 감수하며 고통을 감수하는 자신은 잘났다고 믿으며 자신을 정당화 하는 마조키스트가 될수도 잇죠.
물론 그렇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주인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에 대한 안티테제가 있어야합니다.
특히 이 소설에는 이런 안티테제가 더욱 필요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치트 캐릭터니까.
주인공은 노력가이긴 한데, 치트쓰는 캐릭터.
천재라는 옵션보다 더욱 야비함.
6화에서 자신을 천재라고 하는 장로보고 "날 천재라고 하다니, 그건 노력하는 자들에 대한 모욕이야!" 라고 잘난척 하는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
그럼 치트캐릭터라고 불러주랴?
(추가)
좀더 쉽게 말하자면, 주인공은 장문인 하나가 자신을 천재라고 하니까,
그건 자신의 노력을 모독하는 거라면서 욱하는데,
주인공은 시간을 반복한다는 엄청난 능력이 있으니 천재보다 더욱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할 수 있죠.
그런주제에 욱하면서 노력가를 모독하라고 말하는 것은 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시간이라는 한계가 남들보다 좋아지는 치트를 쓰는 주인공이 할 말은 아니다라는겁니다.
작중에선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이 뭐 무지 괴로운 것처럼 말하지만,
솔까말, 작중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서 주인공과 같은 능력을 얻기를 원하는 캐릭터는 산더미 처럼 많을 겁니다. 배경이 무협이니까요.
저는 자신의 능력을 무지 괴로운것처럼 묘사하는 주인공의 비관적인 태도는 그저 주인공의 능력의 대단함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정에 지나지 않는듯이 보이더군요.
(추가2)
저보다 더욱 설명을 잘하신 Stardust님의 덧글을 추가로 인용합니다.
Stardust:
주인공의 시간반복에 대한 것은 어찌보면 결과론적인 얘기가 아닐까요?
효우도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주인공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나 성립되는 얘기인 것 같아요.
사실 빠져나갈 기약이 없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 지 아무도 모르죠. 아무도 경험해 본 일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작가적 설정 하에서 괴롭게 표현되어 있는 이상 실제 경험해 보진 못한 독자들은 작가의 말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하는 시선에 대해 과민반응하는 주인공의 태도도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탈혼경인의 주인공을 보면 힘을 얻는 과정에서의 노력이야 어쨌든 타인에게는 없는 기연으로 능력을 얻었기에 치트캐릭 중 하나인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더구나 표면적으로 볼 때 알 수 있는 주인공의 나이를 보더라도 천재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죠.
만일 동일 조건 하에서 노력도 하지 않은 자가 노력한 타인에 대해 천재라는 말로 위안을 얻는다면 주인공이 분노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주인공만큼 노력이란 말을 이해하고 있는 이도 드물테니까요.
허나 그러한 시선이 자신을 향한다면 어떨까요? 주인공이 아무리 힘들게 노력했더라도 그와 같은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일반인들은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더구나 반복되는 시간으로 인해 이득을 얻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한마디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왜 몰라줘" 라고 떼쓰는 애들과 다를게 없지요. 이것이 수없이 많은 세월에 대한 경험과 무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주인공의 생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손쉽게 깨달음을 얻는 천재들에 대한 부당함을 알고 있는 주인공이라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 또한 이해할 수 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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