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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
10.07.01 11:57
조회
2,091

작가명 : 최고사령관

작품명 : 혁명과 대의

주제

서사문학을 이해함에 있어 생각해 볼 사람은 딜타이를 들고 싶다.

모든 진정한 문학은 역사적 사실 위에 존재한다. 사람을 관찰하는 특별한 방식, 지속적인 인물유형들, 인간 행위의 복잡성, 한 시대 및 국가의 도덕적 감정에 따른 해결방식, 그리고 주어진 시대의 상징체계 등은 문학이 다루고 있는 본질적인 측면이다. 삶을 재현하는 이러한 문학의 표현 방식의 기법성이 모두 역사적 사건을 질료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학은 역사적 바탕에 가장 충실한 장르가 되는 셈이다.

딜타이, 『poetry and experience』, 김병욱 외 역 「문학과 체험」1991 41p

물론 현재 판타지/무협 류의 장르소설은 역사적인 배경과 동떨어져 있음으로 이미 배경자체가 허구성에 기대기에 기법상 이상의 의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일반소설 가운데는 서사문학과 같은 팩션이나, 연대기적 소설 등 직접적으로 역사성에 영향을 받는 주제를 설정하는 작품이 남아 있다.

이러한 소설은 기본적으로 2가지로 나누어져서 동시에 표현을 하게 되는데, 하나는 당연하게도 ‘문학’이라는 예술양식에 의한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성의 표현이다. 이 중 실질적인 주제는 역사성이 문학 내에 인물에 수렴해야 보통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혁명과 대의에서의 실질적인 인물상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주제는 역사상의 주제와 동일해 보인다. 분화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인물이 철저히 역사에 종속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는 주인공이 아직 성장을 마치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인물의 결핍이 되는 사건의 서술이 강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시 역사상의 주제에 있어서도 아직까지는 비평하기는 무리라 보지만, 당부의 말과 비슷하게 말해본다면 ‘어째서 작가가 세계대전이라는 주제를 썼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 현 시대를 반영하기도 힘들고, 독자에게 효용을 주기도 힘든 주제를 왜 작가가 굳이 선택했는가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다면, 서사 소설은 결코 타인에게 가치를 주기가 힘들다.

문체

전체 문체 자체가 만연체에 가까워 보인다. 서사에 있어서 만연체는 작가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대신 지루해질 수 있는 문제점의 극복을 한 문단을 4개 이하의 문장으로 구성해 나갔다. 처음 보기에는 가독성이 높고, 지루함이 덜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도 결과적으로는 기본적으로 서사 중심의 글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니 서사 중심의 글 자체의 한계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글 자체가 서사 중심의 글의 평균 비중이 4~5배 이상 삽입되어 역사서와 소설의 혼돈이 올 지경이다.

대화나 묘사가 있어서 사건의 진술을 이어야 할 부분에 서사가 있고, 그 결과 모든 사건은 시간의 흐름상 빠르게 종결되는 서술방식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방식은 글의 장르를 역사소설인지 역사서사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부분의 3인칭 전지적 시점의 개입과 열전식의 서술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인물중심주의로 어느 정도 독자에게 인물의 매력을 어필하고 흥미를 줘야함에도, 초기에 이러한 구조를 강화시키는 사건 또한 설명과 서사를 통해 매우 약하게 서술해, 지속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게 한다.

구성

소설 전개를 액자 식으로 볼 수 있는지는 모호하지만, 현재의 역사가가 과거의 역사를 옮기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인물

담담한 어조, 만연체, 서사, 설명 등이 인물의 결핍을 약화시킨다. 인물을 표현할 서술자체가 성격형성에는 어느 정도 부합될 수준에는 올랐으나, 그 이상의 인물의 매력을 표현할 정도의 서술이 형성되지 않았다.

주인공 외에 인물은 사건자체와 연관을 짓지 못함으로 어떤 성격인지 확인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략 되어 주인공의 매력이 부각되지 않으면 소설 자체의 존망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사건

사건이 지나치게 일반적인 형태라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한다. 이외에 앞서 인물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은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그 결과 사건 자체가 시대의 흐름 속에 묻혀버린다. 사건이 가진 주제의 반영이나, 인물의 성격 반영, 배경의 표현 등의 수많은 역할이 모두 묻혀버린다는 점에서 좀 더 사건에 있어서 강렬한 묘사, 서사의 배제 등이 필요하다 하겠다.

배경

배경 자체는 신선하다. 세계의 재현을 판타지와 1800년대 후반을 오버랩시킨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신선하다고 해도 대부분 1800년대 후반의 배경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좀 더 판타지 배경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묘아 배상


Comment ' 5

  • 작성자
    Personacon 별가別歌
    작성일
    10.07.01 12:49
    No. 1

    마치 대학 리포트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의 비평문. A+. 꽝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최고사령관
    작성일
    10.07.01 12:52
    No. 2

    .비평 감사합니다. 일단 서술방식은 시바 료타로 선생의 대하소설 연작과 박경석 장군님의 (장군 본인이 실록대하소설이라 칭한) 소설들에서 그 지향점을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분발하여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일환o
    작성일
    10.07.01 14:40
    No. 3

    두번쨰 문단에서 와 쩐다.. 했는데 [딜타이,poetry and experience ] 인용구였군요.. 그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0.07.01 23:34
    No. 4

    원래는 인용을 다른책에서도 총 4개부분에서 발췌하려고 했는데, 내용이 산만해져서 안되겠더군요. 하이데거 논문 등이 관련이 있어서 이해하느라 비평쓰느라 근 8시간정도가 걸렸습니다. 이번 것은 생소한 양식이라 많이 힘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원죄
    작성일
    10.07.06 03:35
    No. 5

    문학과 역사는 뗄 수가 없지요. 아니 역사가 아니라. 문화라고 하는게 좀 더 좋아보일 것 같군요. 제 생각이지만.
    한 사람의 생각은 그 사람만의 생각이 아닙니다라는 사실은 다 아실겁니다... 일자 무식이라 하더라도 살아오면서의 방식 그러니까 문화라든지 쌓아온 지식 지혜 경험들은 그 사람이 창조한게 아닌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여기서 말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문학이나 판타지에서 말하는 소위 세계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정도.. 설정상으로는 비트는 것은 가능하다더라도. 논리적 모순에 어긋나게 되는 것은 배제해야 한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 이야기 이겠지요...
    문피아에 몇년전에 졸렬하게 쓴 글이 생각나는군요 방금전에 보고온... 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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