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비평은 다량의 미리니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권왕무적을 보려는 분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명 : 초우
작품명 : 권왕무적
출판사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짤막한 초반 내용 소개
문가文家인 하씨 가문은 뛰어난 학문과 드센 고집으로 유명한 가문이다. 그리고 그런 가문의 사람들 중 가장 특출[?]나게 고집이 센 장남 하영운은 어느 날 대장군가의 고대성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무공을 익히기로 결심한다. 만류하던 아버지를 진노케 하여 독방에 갇힌 그는 맨몸으로 집에서 가출을 결행한다. 그리고 몇 년 후……고집이 센 만큼 인내심도 좋고 머리도 좋은 하영운은 건덕[절강성의 서부 소도시]의 뒷골목에서 아운牙雲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흑룡당이라는 하나의 뒷골목 조직의 두목이 된 그는 모대건이라는 무림인에 의해 처음 무림으로 발걸음을 딛게 되는데……
스토리에 대해
권왕무적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아운은 그 자신의 복수, 약혼자 가문의 성세 그리고 나아가 무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주먹을 듭니다. 물론 세세하게 읽다 보면 절대로 단순한 플롯은 아닙니다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운은 말 그대로 앞만 보는 스타일입니다. 한번 하기로 한 것은 절대로 미루지 않으며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 점은 아운의 가장 매력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라면 그 일직선적인 그의 행보는 조금 무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상식을 벗어난 그의 행동은 독자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 요소입니다만, 다소 먼치킨적인 요소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아운은 무공도 강하지만 머리도 좋습니다. 사실 주인공의 전투들을 볼 때 그는 결국 이깁니다. 권왕무적의 전투 중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광풍사와의 대전투는 그의 강함이 극대화 된 전투라고 생각합니다. 먼치킨이라는 단어의 뜻이 단순히 ‘힘’이 강한 것은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광풍대전에서 아운은 그 많은 적들을 자신이 만든 함정에 빠뜨려 결국 모두 죽입니다. 물론 아운도 상당한 상처를 입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많은 적들이 결국 아운 1명의 머리에 모두 속아 전멸을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상황 설명 밑 적 총대장의 심리 묘사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전투이지만 ‘사막의 전설이라고 불린 그들이 그렇게 쉽게 당할 수 있었는가’ 라는 의문이 살짝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그의 적들 중 머리를 쓰는 모사들은 하나 같이 아운을 낮게 평가합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운을 낮게 평가하는 그들은 결국 아운의 손에 놀아나 모든 계략을 실패하게 되지요. 그러나 이것에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사들은 맨 처음 아운에게 계략을 제지 당한 후 하나 같이 ‘아운은 똑똑할지 모른다.’라는 의문을 갖습니다. 그러나 그런 의문을 그냥 묻어버리는 모사들을 전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들의 다른 일 처리를 보면 대체로 아주 섬세하고 깔끔하게 끝내는 반면 아운에 관한 것은 어찌 그리 무심한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똑똑한 인재가 아운의 적으로 나타났다면 지금 권왕무적의 통쾌함은 찾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인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조금 묘합니다.
캐릭터에 대해
권왕무적의 캐릭터들은 다 매우 매력적입니다. 아운은 물론 우칠이나 흑칠랑 그리고 야한 같은 조연들은 권왕무적을 한층 더 재미있게 해주는 양념 같은 캐릭터들입니다. 그 중 흑칠랑과 야한의 대화는 언제나 코믹해 독자를 웃게 만들지요. 그런 그들은 그저 코믹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의 대화는 대부분 아운이 전투를 할 때나 그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데, 사실상 그들은 아운이 원하는 것과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독자에게 설명해주는 일종의 나레이터들입니다. 자칫 끊어질 수 있는 아운과 독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주는 그들은 분명 매력적임과 동시에 권왕무적에서 빠질 수 없는 조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캐릭터인 우칠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그는 또 하나의 방패 같은 존재입니다. 타 무협을 보자면 주인공의 히로인들은 거의 100%로 납치를 당하거나 죽음의 위협을 받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운은 ‘무적’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약혼자와 그 가족들을 지킬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 우칠은 그것을 위해 태어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아운을 만나고 강해져 그를 따르는 남자로 커다란 몸과 강한 힘 그리고 엄청난 회복력은 그가 공격적임과 동시에 방어에 매우 효율적인 무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점은 그를 아운의 주변인물들을 지키는 하나의 수문장쯤으로 여기게 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 이렇다는 것이지 작가분의 생각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무공은 하나 같이 무림을 울릴 만큼 굉장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언제나 아운의 도움이 없이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지 못합니다. 우칠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만 무림에서 가장 뛰어난 살수라고 불린다는 흑칠랑이나 야한의 경우, 그 강함은 서술되어 있는 만큼 보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은신술은 아운에게 적발되고 살수답게 정면 대결에선 아무 것도 못하는 등, 명성에 비해 다소 약한 모습을 고집하는 것이 조금은 의외였습니다. 그나마 그들의 능력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추격자들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부분과 금룡단원들을 다룰 때 나오는 잔인함뿐이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위의 셋 말고도 돋보이는 캐릭터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들은 이 셋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무공에 대해
아운의 무공은 과거 칠초무적자라고 불린 남자의 무공인 육삼쾌의연격포입니다. 거창한 이름만큼이나 강한 이 무공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으나 아운은 얼마간의 수련을 통해 그 약점을 보완합니다. 이처럼 아운은 자신의 무공을 철저히 실전에 어울리게 뜯어 고치는 데, 그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듯한 자들은 하나 같이 늙은 무인들로 대부분의 세월을 무공에 힘쓴 그야말로 정통 무림인들입니다. 그러나 아운의 경우, 짧은 시간에 그들과 비슷한 무력을 지니는 것은 매우 설득력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협의 특성상 천재는 돈오가 빠르고 그에 따라 발전이 빠를 수 있지만 아운은 단 몇 주 혹은 몇 달 만에 그가 말하는 ‘소성小成’을 이루지요. 읽는 독자는 분명 아운이 강해짐으로써 즐거워 지지만 가끔은 너무 먼치킨이지 않은가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그에겐 그보다 강한 적들이 있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강해진다면 분명 그의 최종적인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사’를 이기기엔 어려움이 없을 것 같고, 이는 100년 간을 수련한 대전사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적인 감상평
권왕무적은 제가 최근에 읽었던 무협소설 중 가장 통쾌하고 즐겁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무공과 두뇌를 가진 주인공이 모든 함정을 뚫고 뜻한 바를 이루는 것은 분명 시원스러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주변 캐릭터들의 작은 이야기들도 즐기기엔 충분한 것이지요. 그러나 다소 먼치킨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운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하는 모사들이나 엄청난 빠르기의 무공성취는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가끔 걸리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Commen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