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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5.11.22 19:10
조회
2,438

제목 : 범죄의 신

작가 : 한여울

출판사 :

포탈 : http://novel.munpia.com/44773


허허. 얍, 복귀!


[범죄의 신]은 우선 최근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제목부터 따져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목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겁니다.


우선 [범죄]를 소재로 한다는 것. 범죄는 그 어떠한 목적에서도 엄연한 범법 행위이며, 들키지 않으면 죄가 아니라는 말을 떠올려선 안됩니다. 다시 말해, 주인공은 [범죄의 신]이기 때문에 엄청난 범법 행위들을 저지르고 다닐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주인공이 은둔형 외톨이라거나, 성격이 조금이라도 찌질했다거나, 전형적인 인물이었다면 욕을 바가지로 먹었을 겁니다. 보통 범죄자, 하면 주인공이 때려 잡고, 클리셰의 헌터들이 소탕하는 존재들로 여겨지거든요.

특이한 소재.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소재를 제대로 살려내기엔 약간 부족했습니다. 이하의 내용에서 그 이유가 언급됩니다. 간추려 스포하자면, 범죄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음으로, [신]입니다. 식상한 타이틀링. 제 기억으론 [건축의 신]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 이후로 [신] 작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신]의 장점으로는, 우선 소재 파악입니다. [XX의 신]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다면, 소재를 예측하지 못할 리가 없죠. 독자들은 이를 통해 취향에 따라 작품을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소재 누출, 독자 유입 방해가 있습니다. 소재가 누출되니, 그 소재나 장르를 싫어하는 독자들은 어지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절대로 그 작품을 보는 일이 없습니다. 아마 [BL의 신]이라는 작품이 문피아에 나온다면.... 쿨럭. 이런 의미에서 [신]은 독자의 유입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러한 디메리트를 생전 처음 보는 장르와 소재-라는 점으로 씹어 먹어버렸습니다. 소재를 알고 있음에도 호기심이 생기니, 오히려 메리트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회귀]를 소재로 사용합니다.

식상하지만, 작품에 입맛대로 옵션처럼 추가할 수 있는 소재들 중에선 가장 훌륭한 소재입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작품에 박아 넣을 수 있는, 만능의 열쇠.

장점으로는 화끈하고 체계적이고 시원한 전개입니다. 미래를 아는 주인공, 그걸 이용하면 전개도 쉬워지고, 작가도 설명하기 쉽습니다. 애초에 주인공이 [무지]로 인해 고난을 겪거나, 할 일은 적어지게 됩니다.

단점으로는 작가의 능력 부족입니다. 작가가 능력만 출중하다면 [플레이 더 월드]처럼 화끈하고 시원하게, [레벨업 어게인]처럼 교묘하고 얍삽하게 회귀의 어드밴티지를 모조리 뽑아먹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작가들은 살짝 부족합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작품에선 회귀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주인공이 대처를 못한다던지, 미래를 까먹는다던지, 멍청하다던지. 아니면 70 먹고서 초등학생마냥 행동한다던지.

이 작품은 작가의 능력 부족이라기 보단, 작품의 소재와 스토리로 인해 어드밴티지를 활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주인공은 회귀 이전에 아무런 성취도 거두지 못했었습니다.

일반인이었는데 갑자기 살인범으로 몰리고, 그 증거가 소름끼치도록 정확해서 사형수가 되고, 감옥에서 좀 버티다 사형 집행. - 이 끝입니다. 주인공이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라던가, 운동을 잘한다던가, 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주인공이 가진 것은 정보 뿐입니다. 어떠한 전문 지식이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info만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범죄자가 언제 어떠한 일을 저지른다, 나는 언제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정도의 순수한 정보.

이걸 주인공은 하나씩 풀어냅니다. 한번에 죄다 설명해버리지는 않아 좋으나, 회귀 이전의 어드밴티지가 이것으로 끝이라면, 실로 난감합니다.


또한 주인공은 이것으로 인해 목적이 수동적입니다.

[세계를 구원하겠어!]가 아니라 [종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겠어!]로의 전환보다 더 심각합니다.

주인공이 현재 저지르는 모든 행위와 사고는 범죄자를 막아 그들의 능력을 획득하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을 찾아내어 누명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은 끌려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범죄자 누구가 언제 어디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딱 그 때에 맞춰 가야만 합니다. 일반적인 작품에선 한 달 내외 정도까지 어느 정도 컨트롤이 가능하고,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은 반면, [범죄의 신]은 알짤 없습니다.

그러니 긴장감은 있으나, 주인공이 답답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범죄자들을 미리 때려 잡는 것도 불가능. 자기만 알고 있는 정황은, 요만큼도 증거로 사용될 수 없고, 되레 살인 미수나, 폭력죄로 감옥에 비교적 빨리 들어가겠죠.

또한 각 사건의 긴밀한 관계가 없습니다. 최종 목적은 [누명 부수기]인데, 각 사건은 누명을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명을 찾아내기 위해 힘을 얻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당연히 단발적인 에피소드 형 전개가 이루어지고, 각 사건은 그냥 뭉텅이로 쪼개어서 [2-5화, 강탈 획득]정도로 정리만 하면 볼 필요가 사실상 없습니다. 정확하게 2-5화는 아니겠으나, 만일 2-5화에서 강탈이라는 능력을 얻었더라면, 거기서 건져낼 이야기나 떡밥은 [강탈 능력 획득]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이게 계속 이어진다면, 해서 유료 연재가 진행된다면? 줄거리만 봐도 전개를 추측해버릴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20화) 내용은 이러합니다.

누명 ==> 회귀 ==> 능력 강탈 획득 ==> 다른 능력 획득 ==> 형사와 친해짐 ==> 또 다른 능력 획득 ==> 학교에서 국회의원 아들을 추방 ==> ...

이 것만 본다면, 20화부터 보아도 내용 이해에 거의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것 말고도 여학생이 주인공을 사랑하게 된다거나, 하는 작은 일들이 있는데, 어쨌든 스토리가 매우 단순하고 단발적입니다.


또한 중간에 보상금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 현상금이라고 해야겠군요.

범죄자를 잡으니, 현상금 1억 가량이 나왔는데, 주인공은 형사에게 이것을 주고 싶어합니다. 물론 자신의 것을 주는 건 아니고, 1억을 형사에게도 추가로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대화가 상당히 막장입니다. 제가 잘 모르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주인공처럼 따지기만 하면 수십 명이서 각각 1억씩, 총 수십 억을 타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관련 법규를 잘 모르기에, 이를 어이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관련 법규를 작중에 서술해주셨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주요 문제는 너무나 단순한 스토리와 전개.

이차적인 문제는 회귀 이전의 어드밴티지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

신경을 쓰셔야 할 점은 각 사건들이 서로 치밀한 연관 관계가 없다면, 그리고 주인공이 계속 수동적으로만 움직인다면, 독자들은 붙어있더라도 결제는 반토막이 나버릴 수 있다는 점.

이것만 고치면.... 작품이 리메이크가 되겠군요. 어쨌든 이것 외에는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필력도 우수하고, 이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소재와 줄거리, 주인공의 특성과 목적 등등의 문제가 작품을 갉아 먹는 듯한 모습입니다.


건필!


Comment ' 3

  • 작성자
    Lv.43 한여울™
    작성일
    15.11.22 19:41
    No. 1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에피소드간의 긴밀성은 저도 생각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계속 지적을 받기도 했고요.
    그래서 최근 연재 본 부터는 신경 쓰고 있었는데. 오히려 반응이 더 안 좋더군요.
    ㅡㅜ. 사실 회귀 물보단 범죄자 레이드에 더 초점을 둔 작품인데
    그래서 초기 기획에선 오히려 회귀했다는 것이 디메리트가 되었습니다. (...)
    그나마 많이 순화해서 이 정도였죠. 하여간 계속 수동적으로 움직인다는 문제는 저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군요. 다시 한번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11.22 19:44
    No. 2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깃펜
    작성일
    15.11.26 01:54
    No. 3

    주인공이 설정상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잊거나 해서 어드밴티지를 많이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작가의 능력부족은 아닌거 같습니다. 단지 설정상 주인공이 그다지 영민하지 못한거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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