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깨끗이 씻고 도서관엘 갑니다.
무료인터넷이 되는 지하 휴게실로 근처 커피숍에서 파는 아이스 아메리키노를 한 잔 사들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노트북에 전원을 넣습니다.
잠시 후 암호를 넣으라는 화면이 뜹니다. 가뿐하게 암호를 치고 완전히 로딩이 되어 무선 아이피까지 인식될 때까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습니다.
그리고.......
그게 다입니다.
이거 머지? 한동안 어리둥절해 합니다.
8월 초에 휴가를 갖다오고 그야말로 질풍처럼 질러나가던 진도가 꽉 닫혀 버립니다.
구상이 안 되느냐? 아닙니다.
그럼 상세한 설정이 안 되느냐? 아닙니다.
그저 키보드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머리가 백지가 되어 버립니다.
아니, 치기가 싫어집니다. 써 놓고 바로 지워 버립니다.
이게 방전인 건가요? 충전이 필요할 때인가요?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이야기들이 한글 화면에 커서만 갖다 대면 갑자기 쓰기가 싫어집니다.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문득 문득 고개를 들이댑니다.
왜긴! 네가 좋아서, 재밌어서 하는 거잖아!
그래도 말을 안 듣습니다. 모르겠네요. 도무지....
혹시나 평소에 아침을 거르고 두 끼를 먹다가 세 끼를 먹어서 그런 것일까여? 배가 불러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일까요?
내일도 일찍 도서관에 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르니 두 끼만 먹을 생각입니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낙인데 이런 답답함까지 즐길 수 있을 만큼 아직 익숙하지가 않은가 봅니다.
그야말로 한담이었습니다. 소주나 한 병 사다가 마른 오징어나 뜯어야 겠네요.
다들 힘내시고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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