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문피아에 처음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심심해하던 아내에게 간단한 소설을 써주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초능력자물이었는데(제가 엑스맨을 비롯해 마블 코믹스를 좋아하다보니), 아내가 읽어보더니 재밌다고 어디에 올려보라고 말해줘서 문피아까지 흘러들어온 것이지요.
그 이후에도 제가 이것저것 글을 쓸때마다 아내가 저의 첫 독자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재밌다고 해주는게 아니라, 재미없으면 솔직하게 재미없다고 말해서 저의 기를 죽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여기서 안타까운건 저와 아내의 취향이 조금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는 본격적인 SF물(설정이 조금 복잡하더라도 잘 짜여진)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내는 설정이 복잡한 글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최근에 쓰게 된 글이 SF다보니, 여기서 두 사람의 의견이 갈라진겁니다. 최대한 간략하게 쓰려고 해도(아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용어는 완전히 배제하고) SF는 어쩔 수 없이 과학 용어가 들어가기 마련이고, 이런 부분을 아내가 별로 안 좋아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설정을 이해해준 다음부터는, 아내가 제 글을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원래대로라면 무슨 유료연재나 출판을 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내킬때나 쓰면 될텐데, 요새는 자체적인 마감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제 글을 좋아해줘서 다행이지요. 그다지 해준 것도 없는데 글이라도 써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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