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협같지 않은 소설입니다. 무협이 아니었다면 풀어낼 수 없었을 소설입니다.
따지고 보면 제일 중심이야기는 복수와 패권(?)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이 소설을
잡은 분들을 초반 스무페이지 정도에서 기분 잡치게 만들기 충분한 소설입니다.
환상과 비현실과 현실. 갈피를 못잡을 이야기들 사이에서, 저는 취했습니다.
제가 읽어본 소설들 중에선 가장 보르헤스 식에 가까운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니 상당히 이 소설에 부담을 느끼실 거 같은데, 제 추천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은 실제 책에서 느끼는 부담감의 십분지 일도 표현해내지
못했습니다.
[호접락어수상]이라는 무협소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대다수의 혹평과 극소수의 열광이 교차했다고 합디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무협이란 틀은 생각보다 훨씬 열린 틀이라는 점입니다. 무협을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진 무협에 대한 틀을 깨기에 이 소설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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