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서하
작품명 : 대운하
출판사 : 로크미디어
올해 들어 신간을 읽고 추천을 날리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참 흐뭇한 일이다.작년 이맘때 바로 쟁천구패,일도양단,보검박도,송백 등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고 올해 천애홍엽,사막의칼,쾌장팔용병부,불선다루 그리고 대운하 등 잘 썼으면서 재미있는 작품이 눈에 띄는 것은 오랜 무협독자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불선다루의 송작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신인인데 이들의 이름값에 미래가치 즉,프리미엄을 붙이는 작업에 인색할 이유가 없어보인다.
누구처럼 정신적 질량있는 글을 쓰겠다는 구호보단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 바로 작가아닌가?
대운하를 살펴보면 특이한 것이 둘 있는데 하나는 시작되는 배경이 변방(사막과 초원)이라는 것과 주인공의 주무가 궁(활)이라는 것이다.앞서 언급한 추천작들의 또다른 공통점이 바로 주류를 빗겨간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배경이 사막이고 망량이 등장하며 신분은 용병이고 또 찻집주인인 식이다.무슨 무적이니 군림이니 왕이니 하지 않더라도 나름의 멋스러움을 충분히 간직한 글인바 다양한 무협을 두루 사랑하는 독자라면 마땅히 찐하게 사랑해줘야 할 것이다.
대운하의 경우 1권보단 2권의 후반부의 진행이 대단히 인상적이다.물론 1권에서도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잘 나오지만, 무정의 무위가 신비지경으로 묘사되어 상대적으로 빈약한 적의 무력에 커다란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저 도입부로써의 역할로 한계를 인지하였다.그러나 단전이 파괴되어 중원에 돌아온다거나,그리워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지척에 두고 못 만나는 설정,수년간 인내하며 무정을 암살하고자 군가장에 호위무사로 위장해 있는 비월과의 은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글의 재미와 매력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90점을 주고 싶은 글에 흠을 잡기는 싫지만 아쉬운 점이라 사족을 달자면,
단문보단 장문이 더 어울린다는 것.
바로 위 문장처럼 종결어미 없이 마침표로 문장을 종결하는 식보다는 완성형 문장이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물론 저런 문장이 썩 잘 어울리는 작품도 있다.무당마검같은 경우 명경이 연상되어서 인지는 몰라도 딱딱 끊는 맛이 나름대로 좋았으나 대운하의 경우 그런 단문은 오히려 안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요사이 너무 추천을 남발하여 대충 감상을 적으려 하였으나 2권을 덮고서는 도저히 감상으론 끝낼수 없었다.마침 소주 몇잔 걸친상태라 기분도 좋으니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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