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뒤지던 중 우연히 옛 책들이 있는 곳을 발견해
여러 가지 읽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서 첫번째로 고른 작품이
이, 좌백작가님의 '생사박'이다.
소림사에서 쫓겨나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가려는
흑저의 처절한 노력... 이것이 생사박의 줄거리이다.
이렇게 짧게, 쉽게 줄거리를 정의 지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단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살을 붙여 만들어
그 주제를 정확히 살렸다고 볼 수 있다.
그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글을 이끌어 가는 솜씨는
역시 좌백이구나! 라는 감탄을 나오게 한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 그것 하나 만으로, 쓸데없는 군살을 넣지 않고
글을 전혀 무리 없이 끌어가는 그의 글의 짜임 능력도 정말 탁월하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대화를 그리 많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 속 분위기는 열마디의 말보다 더욱 더 그 심정과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흑저의 한을 단 몇마디의 말로 표현하지만 그것의 배치와 그것이 주는 어감으로
그 한을 깊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그의 글은 '일정' 이상 읽지 않으면, 좌백작가의 특유의 글에 익숙하지 않은
쉽게 거부감이 드는 경향이 있다.
군살이 없는 것이 사건의 진행도 빨리 시키고 뭔가 깨닫게하는 말을 많이 남기고
글 내용상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건조하다는 느낌을 준다. 뭔가 글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그런 글은 별로 많지 않다.
그것이 좌백작가의
최대 특징이며 장점이기도 하면서 단점이라기 보단, 작은 약점이다.
요새 '먼치킨' 신무협을 선호하는,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 좌백작가의 글은
대중성-젊은 세대 쪽의-이 약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일정'수준 즉, 주제가 들어나기 시작하는
부분까지 읽는 다면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정 수준까지 끌고 가는 초입 부분이
미묘한 건조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작지만 치명 적인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좀 더 사람을 끌 수 있게, 현재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고친다면
좌백작가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다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울컥-_-하여 충동적으로 헛소리를 적어 봤습니다.
말이 맞지 않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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