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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탑 - 천마묵비영 2부

작성자
Lv.16 지석
작성
07.01.06 22:57
조회
3,395

작가명 : 구왕

작품명 : 전사의탑

출판사 : 로크미디어

전사의 탑은 천마 묵비영 2부의 이야기입니다. 이 감상문을 읽고 저 잿빛 책을 들고 고심하는 분들을 위해서 한마디로 적겠습니다.

"천마 묵비영이 전사의 탑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이하는 시간남는분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내용 하나도 기억 나지 않지만, 천마 묵비영은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중 하나 입니다. 그래서 전사의 탑도 기대를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볼 수 없던 스타일의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천마 묵비영은 이계로 이사갑니다

초대천마가 이계의 드래곤이었거든요, 그의 안배에 걸려든 재수없는 천마가 묵비영이죠.

그리고 이계에서 그는 텐마 무크비얀으로 불립니다.

이계에서 중원으로 놀러온(목숨걸고) 드래곤이 살기위해 남긴 흔적이 천마와 마교라는 것을 알게된 무크비얀은 자신도 이계에서 비슷한 짓꺼리를 합니다. 마탑들이 늘어선 이계에서 자신의 문파인 전사의 탑을 세웁니다. 하지만 조금 의미가 다르죠. 마교가 천마의 것이 아니라 마교인의 것인 것처럼, 그래서 중원 무림의 또다른 나라와 마찬가지인 것처럼, 그는 전사의 탑을 마법에게 치여서 힘들게 사는 전사업계의 등불로써 키우고자 합니다.

사실 무크비얀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이 전7권짜리 소설은 아래 무슨 책 처럼 11페이지로 끝날껍니다.

"산에 틀어박혀서 그랜드마스터의 지위를 회복한 무크비얀이, 드래곤의 가호를 등에 업고 세계를 정복했다." 라는 골자의 스토리로 말이죠.

무크비얀은 그런 고리타분한 인생을 살지 않습니다. 자신은 그저 슬쩍슬쩍 조력만 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전사업계가 마법사/기사업계에 쿠테타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7권내내 그 전사의 탑이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성장을 담고 있죠.

도데체 무크비얀은 왜 그런 귀찮은 짓을 할까요? 소드맛스타의 여유인가요? 권태기의 무료함을 때우기인가요?

여기서 저는 이 소설의 동기부여가 특별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무크비얀은 주인공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는 그저 길잡이이고, 이계에 전사의 탑이라는 뉴에이지를 창조하는 안내자로서의 역할만 할 뿐, 진정한 주인공은, 이계의 모든 조연들이었던 겁니다.

조금만 연구해보면 무크비얀의 시점은 우리 독자의 시점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소설 내내 외칩니다

'여기서 내가 설치면 이 소설이 끝난다니까. 꼭 주인공이 죽어야만 끝나냐?'

그는 7권이 끝나도록, 아주 중요한 오류를 해결해주는 데만 힘을 씁니다. 동료가 죽던, 친구가 형제가 잡혀가서 애를 배도 가만 놔둡니다. 그런 방관자적 태도가 이해가 안 갈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는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무력이 있는데 당하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응당, 절박함에 몰리면 안면있는 드래곤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애원해야 하건만, 천마의 행동양식이라는 메뉴얼하에서만 행동합니다.

그러니 그는 주인공이 아닌 것이지요. 그리고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이 납득이 됩니다.

무크비얀이 왜 적을 쓸어버리는데 적극적이지 않냐구요?

저도 궁금해서 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가 반문하길,

'아니 자네는 왜 적극적으로 저들을 없애지 않는가?'

아 저는 깨달았습니다.

독자인 저에게도 저 마법사들을 해치울 능력이 있었던 겁니다.

남은 7권까지 책을 쫙쫙 찟으면 되는 거지요.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저들의 스토리를 끝까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방관하는 이유도 그런 것일세, 저들의 이야기는 저들이 풀어가야 하는 것이네..'

무크비얀은 책 안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저는 책 밖에서 그들을 관찰할 뿐, 저 인간들에게 간섭할 권리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무협소설이라는 것을 제 앞에 내려준 신의 섭리인 것입니다.

'드래곤들이 신의 섭리상 세상에 관여하지 못한다'는 표현을 종종 할때는 몰랐지만, 그것이 이런 뜻이었던 것입니다.

다만 무크비얀의 역할은 독자인 저와는 달리 조금더 적극적인 역할 인 것입니다.

제가 저 이계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아량은 그저 책을 찟지 않고, 끝까지 스토리를 엮어나갈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입니다.

무크비얀은, 그것과 함께, 중대한 오류를 수정해줄 의무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구요? 이계에서 전사의 탑 같은 것이 오랜시간동안 생겨나지 않고 전사정신이 억압받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 아닙니까? 그것이 갑자기 계몽사상이 생겼다고 해서 전복 되겠습니까? 그런 감당할 수 없는 파워를 제거해 주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머리만 제거해주고, 전사의 탑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성장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그것만 해주면 무크비얀과 저는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이계의 전사쿠테타를 감상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거 마치 어렸을때 하던 소꿉놀이 같습니다. 뻔히 알지만 무크비얀과 독자가 약속을 한 순간, 그 이야기는 깰 수 없는 룰이 되버립니다. 룰을 인정하고 들어가면 그들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지요.

하지만 소꿉놀이가 장난같기만 하고, 그 룰을 인정하지 못하는 순간, 이 소설은 감히 쓰레기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저 11페이지 짜리를 7권으로 늘려먹은 소설인 것이죠.

같은 소설이라도 보는 방법에 따라서 재미가 천지차이입니다.

아래의 여러가지 비꼬는 감상과 같은 비꼼이 이 글의 목적이 아닙니다. 목적의식에 맞게 본다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 그것이 전사의탑 입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무크비얀이 왜 방관자인가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재미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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