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소설에서 현실의 정치를 빗대어 표현하는것은 커다란 모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되면 본전이고 옷을 잘못받쳐 입은듯 어색하게 되면 작품에 커다란 마이너스가 되기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그런 형태에 도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작품에 작가의 사상과 주장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욕심이 아닐까요?
그런면에서 보표무적의 작가 장영훈님이 용기있게 도전을 하셨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로 볼때 크게 문제를 보이며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그러나 역시 조금 어색하게는 보이는군요.
(내용을 조금 적어보고 싶지만 저번에 넷타를 한 전과가 있어서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보표무적은 잘 쓰인 몇 안되는 무협소설중 하나입니다.
제가 보표무적을 알게 된것은 감/비 란에서 많은 분들의 추천의 글을 보고 또한 고무림 신춘무협의 당선작이란 점 때문입니다.
일단 검증된 작품이니 실망은 하지 않겠다 싶어서입니다.^^
저는 작품을 읽으면서 보표무적의 저자 장영훈님에게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보표무적의 글은 평탄하게 나갑니다.
아니 평범하다고 해야할 까요? 제목도 그렇고 주제도 평범합니다.(집필당시에는 보표란 직업의 주인공이 조금 특별했을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읽어 나가면서 느낀것이 작가가 의도적으로 평범함하게 읽히기를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장르문학은 시선을 잡아끌고 특색이 있어야만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고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불문율에 도전이라도 하고 싶었던걸까요?
일단 읽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어린 독자들도 아주 쉽게 읽을수가 있습니다. 무협 초보자도 마찬가지지요.
그걸로 초보독자에 대한 작가의 배려는 끝입니다.(하하! 제 눈엔 그렇게 보이더군요.)
왜냐하면 그들이 좋아할 종횡무진한 주인공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는 펼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펼쳐져도 조금 밋밋하죠. 가끔 감동적인 대사 외에는요.)
그래서 저는 작가는 그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아니란걸 알았지요^^
그리고 왠지 알것같았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친숙하게 만날 수 있고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정치인은 정치인, 운동선수는 운동선수, 영업사원은 영업사원등 모두 동류의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보통사람에게는 무엇이 어울릴까요?
물론 보통사람들이겠지요? 또 보통사람은 어떤 무협이 어울릴까요?
여기서는 답이 분분할 것입니다. 무협의 본질은 현실 도피와 대리만족 , 킬링타임등이니 강렬한 무협이지 않느냐!
네, 그래서 한때 구무협이 우리들을 점령했었지요.(물론 현재의 무협소설 중에도 위의 사항이 맞는 좋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무협소설은 질적으로 엄청난 팽창을 이루었습니다. (양적,경제적인 면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구무협 전형의 무협소설은 그 광맥이 한계에 다다른것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신선한 소재와 많은 주제로 새로운 시각의 무협이 계속 집필되는 것이지요.
작가 장영훈님은 그중 한분으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평범한 느낌의 무협을 선보인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의 무협은 임준욱님의 인간미 넘치는 무협과도 약간 다르지만 비슷하고, 조진행님의 잔잔하고 자유로운 무협과도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위에 언급하였지만 작가는 현실의 정치의 모습을 작품에 드러냅니다.
실권이 없어보이는 강호인의 선거투표로 뽑은 입지가 좁은 맹주, 그에 대적하고
갈등하는 기존 수구 세력들(구파일방이 주축인 원로원과 구파일방), 또 다른 적대 세력인 마교(이부분은 뭘까요? 아마 짐작이 가는 분들이 있으실겁니다.^^), 세외 세력의
중원진출등.... 우리나라의 현 정세와 너무 맞아떨어지는 상황연출입니다.
거기에 평범한 영춘객잔 사람들이 나옵니다. 또한 지고지순한 순애보도 엮어갑니다.
그 모든 것들이 작가의 평범한 필치에 슬쩍슬쩍 드러납니다.
몇몇 분들이 보표부적이 취향에 맞지 않다고 하시는데 아마도 평범한 글에서 나오는
약간 지루한 듯한 느낌이 그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너무나 좋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단, 걱정되는 것이 첫 작품에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하려 하는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버릴 부분은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 같은데 코믹적인 요소도 가미하니 작가특유의
글솜씨로 이어나가는 느낌입니다.
5권까지가 그 절정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며 이제 작가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주인공 우이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소향도 좋고, 아연도 좋고 영춘객잔의 식구들도 모두 마음에 듭니다.
또한 마교 소교주인 위지천도 훌륭한 사나이로 보입니다.
이런 여러가지 측면을 부여하면서도 각 인물의 개성까지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작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저같으면 너무 힘들어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렸을겁니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란걸 새삼 느끼며 재미난 무협을 본 후 즐거워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대를 하며 보표무적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혹시나 아직 안보신 분들에게 추천하여 드립니다.
정말 좋은 무협소설입니다.
-- 어째 감상문을 적는다고 썼는데 나중에 보니 비평 혹은 작품해부로군요.^^
저의 성격이 그렇게 생긴 모양입니다.
제 딴에는 칭찬의 글을 쓴다고 쓴건데.....쩝!
단지 보표무적이란 작품을 아끼는 저의 애정어린 마음이 전해지는 글이었기를 바랄뿐입니다.
부족한 장문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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