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초우
작품명 : 호위무사
출판사 : 시공사(드래곤북스)
무협매니아라면 누구나 다 읽어봤을 작품. 보고나면 가슴속에 뜨거운 게 북받쳐오르는 그런 작품이다. 요새 나오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양판소 삼류소설과는 확실히 틀리다. 비교자체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인해 작가 초우를 신뢰하게 됬다. 우선 이작품을 거론하면 주인공남녀의 애절하고 절절한 스토리가 주된 내용이다. 사공운과 용설아의 사랑은 솔직히 책 보다가 눈물을 글썽이게 만든다.그리고 주인공남녀 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나오는 조연급인물들도 남다른 포스와 매력을 발산한다. 이 조연들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사공운과 용설아보다 더 호위무사란 작품을 빛냈다고 본다.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봉성의 이공자 담황과 그의 수하 염상이었다. 담황은 용설아를 보고 사랑하게 돼지만, 자기가 존경하게 된 의형 사공운을 위해 용설아를 가슴속으로만 사랑하고, 죽어가는 용설아를 위해 빙혼관에 넣어놓고 그 밀실앞에 감옥에 갖혀 있었다. 그리고 그 전에 담황의 수하 염상은 툴툴대면서도 담황에 대한 충심은 절대 진심이었던 사람이다. 염상은 담황을 위해서 담숙우 앞에서 당당하게 심장에 검을 맞고 죽었다. 정말 이작품에서 누구보다도 빛났지만, 또 그에 못지 않게 정말 불행한 사람 담황. 그는 빙혼관 밀실앞의 감옥에서 거의 10년간 쇠사슬에 목을 묶이고 지내도 용설아에 대한 진심을 마음속에 품으며 꿈을 꾸면 용설아에 대한 걸 꾼다. 어떻게하면 그 스치는듯한 인연에 의해 목숨까지 걸면서 그 여자를 사랑했을까? 특히 그가 밀실앞의 감옥에서 혹시나 몰라서 붉은 비단천에 남겨놓은 글귀는 정말 눈시울을 붉혔다.
'형님, 여기는 햇빛을 볼수 없습니다. 대신 원한다면 언제나 꿈을 꿀 수 있어서 좋습니다. 꿈속에서는 가끔 그녀가 나의 아내로 나타나곤 합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행복이란 것을 느껴봅니다. 형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지금 나에게 유일한 낙은 잠을 자고, 꿈을 꾸는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이젠 나도 알 수 없습니다. 문득 어머님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용설아 소공녀의 모습 또한 보고 싶습니다. 가끔은 형님 생각도 나긴 합니다.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십시오. 나의 직감으로 다시는 형님을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제 내가 할일이 무엇인지 찾아봅니다. 마지막 남은 생명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쓸수 있다면 더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머님의 일은 어쩌면 불행중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슬픔도 아픔도 다 기억하지 못하시고, 작은 아버지께서는 진심으로 어머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빛이 희미하여 글을 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아무래도 눈이 침침해지는 듯 합니다. 이글이 형님에게 전해졌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고, 또 소원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었을 것입니다. 내 몫까지 그녀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꼭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 담황이 밀실감옥에서 붉은천에 남긴글 -
사랑하는 여자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해서 바라만보고, 가슴속에만 품어야 했던 담황. 또한 자기어머니는 실혼인이 되어 작은아버지와 봉성에게 이용만 당했다. 그리고 친구이지 하나뿐인 수하 염상은 담숙우에게 죽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빙혼관을 짊어지고 나온 진충에게 저 글이 적힌 붉은 비단천을 전해주고 나서 진충이 빠져나가자 밀실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자기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수하인 염상에게 내세에서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정말 처절할 정도로 불행한 삶을 살았던 담황. 정말 마지막에 죽을때,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사공운 이 데리고 다니던 사천왕.(유수아,관패,풍백,진충)
자신의 사형을 좋아하지만 그걸 숨겨야 하는 유수아.
걸죽한 입담과 욕설, 거친행동 때문에 때론 눈총을 사기도 하지만, 사공운에 대한 진정한 충심과 의리는 진심인 가슴 뜨거운 관패.
사공운과의 인연으로 그의 딸 용취아의 호위무사를 하게 됀 풍백.
봉성에서 맺은 인연으로 사공운을 따르게 됀 진충.
이 사천왕의 인물들도 또한 제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사천왕중에 내가 감동받은 캐릭터는 진충과 관패다. 우선 진충을 봐보자. 봉성에서 맺어지게 됀 한번의 인연으로 사공운을 주군으로 모시게 됐다. 특히 용설아와 진충이 봉성에서 탈출하다 잡히게 됐을 때, 담숙우가 진충에게 '너의 주인은 누구냐?' 는 질문에 자신은 무조건 사공운만 자신의 주군이라고 대답한다. 내공을 잃고 한쪽눈을 잃게 됐을 때 생명의 위협을 받아도 끝까지 사공운이 주군이라고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눈물까지 나왔다. 후에 용설아가 담긴 빙혼관을 들고 다니다가 혹여 자신이 죽거나 무슨일이 생길때를 대비해서 그가 남겨놓은 쪽지가 있었다. 그 쪽지의 내용만 보더라도 그가 주군
(사공운)과 주모(용설아)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알수 있다.
혹여 내가 죽고, 국주님이 이 관을 가지고 무사히 탈출하신다면 꼭 다음과 같이 해주십시오. 우선 이 관에서 매화향이 나기 시작하면..
그리고 관에서 깨어나신 주모님께 전해주십시오. 미련한 녀석이 끝까지 주모님을 모시지 못하고 먼저 죽지만 넋이라도 있으면 끝까지 두분이 해후하여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지켜보겠노라고 그렇게 전해주십시오. 잠시지만 주공을 모시고 있었을 때가 내 생애에 가장 빛나는 시기였으며 주공에게 무공을 배울 때는 무사로서 그리고 사내로서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내 생애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그렇게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부모님에겐 불효자가 먼저 가지만,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살다가 죽었다고 전해주십시오. 나의 아내 수란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그리고 정말 사랑했다는 말을 전해주십시오. - <진충이 남긴 글> -
이뿐만이 아니라. 마교의 절대고수들에게 불리하고 죽을 위기에 처해서도 용취아를 지키기 위해서 기백과 패기로 끝까지 사수하는 관패의 모습에선 정말 충심 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호위무사의 등장인물들중엔 행복과 불행이 같이 공존한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쪽에 저울추가 많이 기울어졌다고 볼수 있다. 사공운과 용설아는 그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자식들(용취아,벽황)과 해후하여서 행복하게 결말지은듯 보이지만, 절대 그게 아니다. 아들 벽황을 구하기 위해서 정제돼지 않은 빙혼관의 내공을 사용해서 마교의 고수한명을 죽이지만, 결국 그로 인해 3일밖에 살수없는 용설아는 시한부 인생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 완결 끝부분에 이르러서는 칠칠치 못하게 울고 말았다. 앞으로 이렇게 무거우면서 가슴아프고 애절한 이야기는 내 가슴속에 남게 될 것 같다. 또한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무협소설을 보면서 운 작품은 단연코 호위무사가 처음이었다. 혹시라도 아직 안 읽으신 분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가가, 만약 제가 삼 일 후에 죽어야 할 운명이라면 어쩌시겠어요?"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사십년의 인생보다 그 삼일이 더욱 소중할 것이오. 지금부터 백년을 사는것보다 당신과 행복하게 삼일을 살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것을 택할 것이오. 나는 당신의 호위무사요. 만약 정말 당신이 삼일 후에 죽는다면 난 이후 당신의 영혼을 지키며 살아가리다."
"가가, 저는 정말 당신이 나의 남편인 게 너무 행복하답니다. 앞으로 단 삼 일을 살수 있다고 해도 나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완결편 마지막 사공운과 용설아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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