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달 샤베트, 2010
저자 : 백희나
출판 : Storybowl(스토리보울)
작성 : 2011.08.31.
“저도 한 입만 주세요~”
-즉흥 감상-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업무가 밀려있는데 학생들이 와서 자꾸만 어떤 책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책이 뭔가 싶어보니, 신간으로 들어와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답답했었는데요. 시간이 흘러, 그 달콤 시원함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동그란 노란 달이 떠있는 밤. 층층이 방이 보이는 아파트를 한 체 보이는 표지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날 밤. 모두가 지쳐있더라는 설명에 이어, 달이, 으흠? 한 방울 씩 똑똑 녹아내리는군요?
그렇게 반장 할머니가 떨어지는 달을 고무 대야에 담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 칸에 넣어두는 것도 잠시, 과도한 전기 사용으로 정전이 되어버리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립니다. 그런데 마침 반장집 할머니 집에서 빛이 나오고 있기에, 건물 주민들은 할머니를 방문해 ‘달 샤베트’를 하나씩 받는데요. 시간이 조금 지나, 이번에는 ‘옥토끼’들이 할머니를 방문해, 달이 사라져버려서 살 곳이 없다고 말하는데…….
와우! 뭐라면 좋을까요? 정성이 하나 가득? 아니면, 그저 멋진 상상력?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감사하고픈 마음 일색? 분명한건 걸 그룹 ‘달샤벳 Dal★shabet’과는 상관없다는 것 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까나요? 역시나 걸 그룹이 등장하는, 성인들을 위한 동화를 상상하셨다구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신기하게 더위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구요? 네?!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순간,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떤 자세로 마주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번 책은 ‘긍정의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구요? 으흠. 하긴, 요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환타지는 결국 공포로 이어진다.’와 ‘아포칼립스 문학의 절정은 결국 ‘좀비’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를 믿는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의 만남이었습니다. 뭐랄까요? ‘달’이 녹아 지표면으로 떨어졌지 않습니까! 동화니까 ‘와~ 뭔가 그럴싸한데?’라고 반응하지, SF나 호러로 생각해버렸다가는 그 자체로 재앙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요. 이번 책은 그런 암울한 상상보다도, 다시 찾아오는 무더위에 시원함을 안겨주는 듯 했습니다.
책은 사진동화입니다. 표지를 포함해 18장으로 얇습니다. 글씨는 작은 기분이 없지 않지만, 부모님이 대신 읽어주시면 괜찮을 정도로 맛깔납니다. 거기에 그림도 아기자기하게 귀여우면서도, 미니어처로 제작한 듯 꼼꼼한 배경이 그저 멋졌는데요. 으흠? 동화 ‘구름빵, 2004’의 작가님이 이번 책을 만드셨군요? 조만간 학생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구름빵’도 맛을 한 번 봐야겠습니다.
네? 저 어울리지 않은 애교가 넘쳐나는 즉흥 감상은 뭐냐구요? 음~ 직접 책을 맛볼 것을 권장할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물가가 팍팍 올라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본 것이 언제인지, 예전에는 주스나 음료수를 얼려 먹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는데요. 오늘 퇴근하면 ‘샤베트 틀’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또 한권의 멋진 동화책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구름빵’도 찾아 대기 중에 넣어두고 있으니, 음~ 이거 이러다가 새로운 이어달리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행복한 걱정이 저를 감싸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그럼, 오늘 밤은, 집 앞에서 싸우시는 분도 없이, 시원하게 잠들 수 있기를 바래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605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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