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판탄
작품명 : 제이코플래닛
출판사 : 블루북[청어람]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좁은 마차 안에서 가까이 붙어 긴 시간을 함께 누워 있자니 희생이니 충성이니,관계니,이유니,죄책감이니 마음의 짐이니 하는, 그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떤 온갖 단어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친밀함이 느껴졌다.
무기력하게 누워 있자니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미약한 피리운의 숨소리, 따가운 목을 어렵사리 넘어가는 자신의 침 삼키는 소리,시체같은 두 사람을 실은 마차의 바퀴 구르는 소리가 귀를 파고 들었다. 밖은 어느새 여름이 왔는지 풀벌레 소리, 새소리가 요란했다.
"하아......".
제이의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한줄기 눈물로 빠져나갔다.
살아간다는 건 이처럼 혼자서는 몸을 가눌 수도 없는 여리디 여린 두 발 짐승들이 시간이라는 마차를 타고 덜컹거리는 산길을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누군가가 기른 곡식으로 누군가가 만든 음식을 먹고, 누군가가 지은옷을 입고 살아가는 그 약하고 겁 많은 짐승들은, 누군가의 것을 빼앗고 누군가를 찌르고 누군가에게 자기의 것을 주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오랫만에 좋은 소설을 만났습니다.
10권분량의 소설이 7권으로 완결되었다고 하니 너무 아쉽습니다만...비극은 비극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군요...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하지만 어쩌겠습니까...ㅠ.ㅠ;;
어쨋든 일독을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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