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초
작품명 : 선무
출판사 : 발해
초님의 선무가 완결이 되었습니다. 제로니스란 소설이 인기가 있었지만 왠지 저하곤 취향이 맞지를 않더군요. 그러다 여느 때 처럼 출판사 소식란을 보니 이 선무의 출간소식에 댓글이 상당히 많이 달렸더군요. 지금 완결권에도 댓글이 30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보통 문피아에서 그 정도의 댓글이 달리면 둘 중 하나입니다. 정말 작가나 출판사가 욕들어 먹을 짓을 했거나 아니면 글 자체가 재미가 있거나. 다행히 후자 쪽 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선무를 접할 기회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만 책 뒤의 선전 문구 때문에 물러섰습니다. 책 표지는 마음에 들었는데 뒤의 광고 문구에서 '노부는 천하제이인 이었다.', '오늘부터 배워야 할 것은 '부채질'이다.'란 부분에서 물러섰습니다. 왠지 괴짜사부 밑에서 무술을 배우고 나가서 깽판친다는 느낌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정작 그런 내용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이 글은 그냥 무협은 아닙니다. 현실에서 핍박 받던 고교생이 무협세상으로 넘어와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 이야기라면 보통 깽판물이 되기가 쉬운데 그렇게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여느 무협보다도 더 정통스런 글이 나왔습니다. 무와 협, 인간 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주인공 가유량의 행보와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그렇습니다. 그 부분도 딴지를 걸자면 무한정 걸 수 있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따뜻함은 강풀만화에서 나오는 따뜻함과 비슷할 지경이니 이 글이 픽션이란 점을 감안하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무력은 상당한 수준이고 무력을 표출하는 수단이 검이 아닌 부채란 점에서 독특하긴 했습니다. 화경, 현경, 생사경이란 구분에서 벗어나 다른 체계를 보여준 것도 좋았고 말입니다. 그 구분은 초작가의 오리지널이 아니란 소리도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색다른 시도를 해보았단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책의 내용 자체는 문제가 없고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는 건 아닙니다. 이 선무는 퓨전이지만 더 정통스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도 충분히 좋았고 말입니다. 가유량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가유량의 포스에 눌린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럴수 밖에 없지 라고 생각을 한것이, 요즘은 주인공의, 주인공에 의한, 주인공을 위한 글이 아니면 팔리지 않으니 말입니다. 아마 작가분도 다른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고 싶었겠지만 일부로 주인공 몰아주기를 한 듯한 느낌도 납니다.
글 자체는 왠만한 퓨전소설보다 더 정통적입니다. 인물의 심성에 중심을 둔 듯한 느낌이 나고요. 아마 이번 선무를 적는 동안 작가의 필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 작품에서 이 선무로 수행을 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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