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이환
작품명 : 오후 다섯 시의 외계인
출판사 : Nobless Club
꽤 오래전, 말괄량이 삐삐(원제, 삐삐 롱스타킹)을 영어본으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
내가 해석을 맞게 하는 건가?
뭐 이래!
처음 글을 읽고 든 생각입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스스로의 틀 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글에 대하여 격한 반론을 재기하는 나에게 이 글은 동의할 수 없는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처음 읽은 부분을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면, ‘사회 부적응자의 쓸데없는 넋두리.’였기 때문이죠.
과연 그런가!
그랬다면 이렇게 감상을 쓸 일도 없겠고 그 전에, 이 책을 살 일도 없겠죠.
처음의 사회 부적응자, 영어로는 looser에 대한 이야기는 곧 외계인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워집니다. - 결코 우화(寓話)는 아닙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외계인이 등장합니다. 한 마디로, 그는 삐삐입니다. ‘이티’의 외계인도 아니고 'Alien'처럼 흉폭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모든 여인을 녹여버릴 꽃미남일 뿐입니다.
성격도 좋아서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서 마음의 문을 열어버리는 이 외계인은 영화를 사랑합니다.
꿈을 사랑하는 것이죠.
덕분에 돌아갈 방식을 놓쳤습니다.
거기에 이 외계인을 탐색한 이들이 다가오죠.
세상에 대한 낙담에 차있던 주인공은 자신처럼 낙담에 빠져 대성통곡중인 이 외계인을 덜컥 집으로 모셔옵니다.
어떻게 될까?
너무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절대로 익숙한 방식으로는 전개되지 않습니다.
환상 문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겐, ‘러브크래프트의 아동용 이야기, 잔인하고 괴기스런 부분을 살짝 가리고 표현된 이야기’ 라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 외계 존재들에 대한 설명은 ‘에이호트’와 비슷합니다.
소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요소이자 장점, 상상력을 동원하게 합니다.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지만, 1차적으로 그려 논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장면을 좇아가서 그려내게 합니다.
작가는 이야기가 단순한 이야기로 흐르지 않게끔 몇 가지 장치들도 해놓습니다.
덕분에 어설픈 교훈이나 방긋 웃게 하는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글에 집중하게 합니다.
그것도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등장하죠.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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