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승환
작품명 : 신왕기
출판사 : 파피루스
나온지 꽤 된 작품입니다. 아마 저와 삼두표님이 첫 대면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삼두표님의 글은 대개 남성적입니다. 그런 남성적인 작품의 대표격인 것이 베르세르크지요. 격렬함, 사나움, 들끓는 열정 등 사내들의 세계를 잘 표현한 것이 베르세르크란 만화 입니다. 그 베르세르크 못지 않게 사내의 세계를 멋들어지게 그릴 줄 아는 분이 삼두표님이라 생각 합니다.
사내들의 냄새가 나는 야성적인 호쾌함이 잘 드러납니다. 그렇게 거친 남성들을 그리다 보니 삼두표 월드에서 여성들의 출현 빈도와 활약은 미미합니다. 나와도 보통 남성들이 바라는 여성상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삼두표 월드에서 여성은 일반적인 여성과는 다른 매력을 풍김니다. 등을 맞대고 같이 싸울 전사란 느낌 그런 향기를 풍김니다.
확실히 삼두표 월드에서 나오는 여성들은 일반적인 여성들이 아니죠. 대개가 같이 함께 싸우는 전사들입니다. 고귀한 새장속의 공주님 같은건 삼두표 월드에 없습니다. 그런 남성적인 세계를 그려서 그런지 대개 등장하는 히로인 들이 삼두표 월드에선 좀 특이합니다. 하녀 혹은 메이드라 불리는 분들이 히로인 들이죠. 그래선지 삼두표님 블로그에 이런 글도 올라왔습니다.
하하. 독자들도 이만큼 읽다 보니 삼두표님의 취향을 알아 버린 거지요. 이제 서설은 접어 두고 책에 대한 본격적인 감상에 들어가겠습니다.
이 신왕기는 좀 특이한 곳에서 시작합니다. 원시의 울창한 숲에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런 사나운 원시의 숲에 조난 당한 용병이나 마법사, 귀족가의 자제가 아닙니다. 그 숲에 사는 숲의 부족입니다. 어떻게 보면 야만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의 장르 소설에서 나오는 야만인들의 이미지는 사악하거나 괴기한 이미지 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악한 일을 벌이다 주인공 일행들에게 심판을 받죠. 겜판 말로 치면 주인공의 경험치가 되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나옵니다.
그런데 그런 야만인이 이 소설의 주인공 입니다. 보통 일반 소설과는 다른 접근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상처주지 않기 위해 혹은 껄끄러운 일을 피하기 위해, 아니면 귀찮다는 이유로 거짓의 가면을 쓰고 있죠. 하지만 이 소설에 그려지는 숲의 부족들은 그런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고상한척 격식을 차리는척 하면서 능구렁이 같은 속내를 품는건 이들에겐 상상도 하지 못할 일입니다. 너무나 자유롭고 거짓이 없으며 건강한 생활력을 보여줍니다. 정말 이런 거친 세계를 멋지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특이한 세계에 덧붙여서 작가가 다른 책에선 보기 힘든 특이한 것들도 보여 줍니다.
주술이란것. 환각상태에서 특이한 상황을 보고 실생활이도 미치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눈사람이나 빛사람 같은 것은 상당히 놀랐습니다. 보통 원소마법이나 정령계같은 걸 그리는데 그런 것을 뛰어넘는 노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후반부 들어가면 소드마스터나 서클마법 같은 것이 나옵니다.
그 소드마스터와 서클마법이 이 소설에선 악당의 무위이고 악당의 기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칼리가 가진 '윈드플라워'를 탐낸 숲밖의 사람들이 가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칠고 자유로운 야만과 교활하고 탐욕에 찬 문명의 대립이 이 소설의 후반부에 펼쳐 집니다.
이 숲의 사람들은 자유롭고 기질이 강합니다. 그래서 외압에 쉽게 굴복하지 않았죠. 처절하게 저항을 했습니다. 그런 저항은 바깥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한 것 이었습니다. 그 바깥의 강함은 소드마스터의 묘사에서 두드러집니다. 보통 소드마스터 혹은 화경이라 불리는 경지에 대한 묘사는 다른 장르 소설에선 간략하게 나옵니다. '강기를 사용하는 무인으로 인간을 초월한 자'정도의 묘사가 고작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선 그 정도가 아니라 질릴 정도로 무서울 정도로 소드마스터에 대한 묘사가 생생합니다. 왜 소드마스터가 그렇게 큰 전력이 되는지 소설 내에 계속 펼쳐 집니다. 그런 소드마스터의 강함에 대한 묘사는 같은 세계관을 지닌 열왕대전기에서도 잘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후반부에 칼리가 사로 잡히고 세뇌와 같은 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장대하게 싸울려는 찰나에 책 끝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1부 끝.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이것 일 겁니다. 이야기가 토막 난 뒤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중간 중간에 나오는 오탈자의 경우도 글읽기를 방해하지만 이것에 비하면 애교 수준입니다. 왜 이 책이 조기 종결이 되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 재미있는 책이 왜?"라고 절규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신왕기가 연재중단(전 종결이 아니라고 믿습니다.)된 뒤로 작가님은 신마강림과 열왕대전기를 썼습니다. 열왕대전기에서는 가끔씩 칼리와 신왕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그 글 자체로도 흥미가 진진합니다. 그래도 열왕이 마무리 되는대로 신왕기 2부가 시작되었으면 하지만 그것을 모르니 좀 답답하죠.
아무튼 간만에 생각이 나서 오래전에 읽은 책 감상을 적었습니다.
덧) 휴. 원래는 이 감상을 적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전 밤 11:30부터 무조건 글쓰기를 합니다. 물론 이 글쓰기 시간은 소설을 적을 시간이었는데 그 소설이 지지 부진이라 이 신왕기 감상을 적고 말았군요. 글을 적다 말고 열왕 이전의 것을 뒤적이다 이 소설 감상을 적고 싶더군요. 예전에 많이 읽었던 책이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삼두표님이 슬럼프라 멀쩡한 모니터와 키보드도 바꾸고 집필 중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빨리 나오긴 힘들겠지만 전 기대가 됩니다. 전에 10권도 오랜 기다림 끝에 정말 멋지게 나왔었죠. 다만 작가님이 그렇게 쫓기며 적어서 그런지 여전한 오탈자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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