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도시 빈민이 겪는 삶의 고통과 좌절을 그리고 있는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경제성장이라는 큰 꿈을 이루었지만 그 과정과 분배의 문제에서 나타난 사회적인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한 사람만이 서술자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주인공 시점에서 바라보는 구성이어서 어려운 생활, 주거 문제, 노동 운동 등 사회 문제가 더 잘 나타난다.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굉장히 가난했다.
전쟁의 폐허로 수 많은 집이 형태를 잃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갈 곳이 없었고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60년대부터 사회에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7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수 많은 사람들이 공장에서 시간을 계속 보내며 일을 했다. 공기는 물론 안 좋아졌고 공장의 경영자와 노동자 사이에 갈등, 분쟁이 일어났다.
작품에 나오는 기계 도시, 은강도 공장들로 인해 공기가 굉장히 안 좋았고 바다도 오염되었다. 이렇게 불우한 환경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니 청각 장애, 실명 등도 노동자 사이에서 흔하게 나타났다. 영희 또한 심한 소음으로 나중에는 청각 장애를 겪게 된다. 이 상황에서 영수, 지섭처럼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문제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경영자들에 대항하여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난쟁이는 그 당시의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백십칠의 작은 키로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소외 받은 후 결국 굴뚝 속에서 죽고 만다. 그는 그때의 여러 노동자들을 대표해 보여준다. 그에게는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굉장히 컸다. 그가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나머지 자식들 또한 학교를 그만 다니고 일을 해야 했다. 어느 부모나 자식들이 고생하지 않고 충실하게 공부하기를 바랄 것이다.
난쟁이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는 난쟁이의 마음은 고려해주지도 않은 채 오히려 그를 멀리했다. 그에게 사랑이 없이 욕망만이 떠도는 땅보다는 행복만이 존재하는 이상세계, 달나라로 떠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난쟁이의 첫째 아들인 영수는 아버지에 비해 사회의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공장 일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노동 운동에 뛰어든다.
그는 너무나 아는 것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문제점을 더 잘 지적하고 더 잘 알고 있었고 이를 고치고 싶었다. 이는 윤효의 가정교사로 일하던 지섭도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에서 가장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것이다.
이 것은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고 만난다. 뫼비우스의 띠는 난쟁이가 원했던 이상세계, 달나라와 비슷한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 소설은 단지 난쟁이 일가의 비극적인 삶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70년대 시대적인 상황으로까지 확장시켜 그 당시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 사회 문제가 선명하게 그려지고 여러 시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부분에서 다른 소설보다 이 소설이 마음에 와 닿았다.
경제성장이 다 이루어지고 난 이후에 태어난 세대여서 그런지 이 소설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가족간의 사랑과 부당한 기업의 경영자들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마음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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