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가지색 블루 화이트 레드
저자 : 크쥐쉬도프 키에슬로브스키, 피에시에비츠
역자 : 양승임
출판 : 한솔미디어
작성 : 2007.05.31.
“모든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되어진다.”
-즉흥 감상-
아아. 이거 감기록을 작성하기도 전부터 돌멩이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네? 돌 같은 건 들지도 않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구요? 흐음. 사실인즉, 이미 눈치체신 분들은 다 알고계시겠지만 위의 즉흥 감상은 앞선 영화 ‘세가지색 제3편 - 레드/박애Three Colors: Red, Trois Couleurs: Rouge, 1994’에서의 즉흥 감상과 똑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해보며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군요(웃음)
작품은 이번 작품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역자의 말에 이어, 한밤중의 길가에서 차를 얻어 타고자하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연이은 실패로 결국 포기하고는 일본제 장난감으로 놀기 시작하는데요. 때마침 고속으로 지나가는 특별히 좋은 소리를 내는 자동차의 아름다운 소리에 잡음을 감지하는 순간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순간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고 미망인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이야기가 시작되려하는데…… [1. 사랑의 색 블루-줄리의 자유], 머리카락에 대한 동양적 철학과 과학적 견해, 그리고 문학과 현실 속에서의 마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카롤이라는 남자가 사랑하는 아내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해지는 것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만 이혼제판에서 패배한 뒤 무일푼으로 외국의 길바닥으로 나가떨어지는 이야기로 급반전을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잊지 못해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일을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2. 평등의 색 화이트-도미니크와 카롤], 안개와 같은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는 런던의 어느 날 아침. 한 남자가 사랑하는 애인에게로 전화를 거는 모습에 이어, 지금은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사랑하고 있는 한 여인과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말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 그의 애인이자 주인공인 그녀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절묘한 박자로 엇갈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그녀에게 선과 악에 대한 딜레마를 안겨주게 되는 한 전직 판사의 이야기까지 그저 정신없이 펼쳐지게 되는데…… [박애의 색 레드-내 안의 사랑. 그리고 나를 초월한 사랑]
아아. 앞서 접해본 세 작품과 분명 같은 내용이지만 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는 멋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읽는 내내, 그리고 마지막 장의 마침표를 만나는 순간에는 황홀함의 전율마저 경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역자의 말에서도 나오듯 다분히 소설적인 영화였기에 영화의 소설화가 당연하다고 했을 만큼. 영화는 영화대로 재미있었고 소설은 소설 나름대로 즐거움의 시간을 선물해 주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몰라도 책일 경우에는 더 이상 일반 시중에서는 존재의 흔적이 보이지 않으니 입체적 감상에 대한 적극적인 추천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그저 아쉬운 마음이 드는군요.
그렇듯 이번 작품은 먼저 영화가 선보여진 다음에 소설로 만들어진 ‘씨네 픽션Cine Fiction’인데요. 우연히 헌책방을 돌아다니던 중 입수하게 되었던 것으로, 먼저 구했지만 무엇인가 어려워 보이는 영화를 좀 더 쉽게 이해해보고자 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모습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상호보완 하여 그저 멋진 작품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한국어판이 출시될 때의 출판계에서의 문제때문인지 오리지널 copyright가 표기 되어있지 않아, 진짜 외국에서 출판된 것을 번역한 것인지 ‘사랑과 영혼 그 후 이야기, 1991’처럼 한국에서만의 ‘씨네 픽션’을 쓴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이번의 책은 정확히 이것이노라!!” 자신할 수 없지만, 아아. 사랑이라는 그 추상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맛을 보여주신 저자 분께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지는군요.
그럼 이번에는 영화 ‘스파이더맨 3 Spider-Man 3, 2007’의 감기록으로 이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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