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오정
작품명 : blood lore
출판사 : 문피아 정연란
기억을 잃은 십대의 소년이 눈이 보이지 않는 어린 여자 아이와 함께 마을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자식을 잃고 여관을 하던 노부부가 그들을 보살펴 줍니다. 기억은 잃었지만, 다행히 순재주가 있었는지 소년이 하는 꽃집은 상당히 유명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이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참고로 이 글은 전쟁물이자, 소설속의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 많은 환타지 소설이-환생물을 제외하고- 이와 비슷하게 첫단추를 풉니다. 대부분 광장한 과거 - 역적이었던가, 혹은 왕자라던가 하는-를 갖고 통한의 눈물을 삼키다가 일정한 계기로 이야기는 영지물, 혹은 영웅물로 탈바꿈합니다. 이쯤되면 초인물 혹은 먼치킨물로 바뀌기도 하고, 욕도 먹지만, 사람들은 더욱 달라붙습니다. 사실, 장르물이라는 것이 컨텐츠보다는 "장르의 법칙(통칭 "클리쉐"라고도 하는)" 그 자체로 먹고 들어가는 부분도 상당하기에 욕을 먹을 부분은 아닙니다. 그리 따지면 호러물이나, 무협 또한 그 것에서 피해 갈 수 없겠죠. 이 쪽 판에 판타지도 한 다리를 들여놓은지 한 10년이 다 되어가군요. 90년대 초반(어쩌면 그 이전부터) 판타지라는 장르를 처음 접했던 사람들이 기대했던 흐름은 이 것이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냐면 지금의 판타지는 무협장르를 어머니로 일본 게임물을 아버지로 두고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대본소시장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봐도 흥행하는 무협물과 분위기를 갖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지금부터 손 들고 광고할 소설 'Blood Lore"는 그런 이유로 더욱 희소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마치 90년대 중후반, 하이텔에서 연재되던 초기 판타지 소설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시장에서의 가치는 없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지금까지 연재되는 부분까지 보면, 이제야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가는 변곡점에 온 듯 싶지만, 작가의 문장력은 그 것만으로도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퍼즐을 배치하는 실력이라든지 혹은 그 것을 언제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 또한 여느 아마추어답지 않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드라마나 혹은 일반 장르소설에서 손쉽게 던져지던 "내가 네 아빠(혹은 엄마)다"라는 클리쉐를 피해 갔다는 것입니다. 클리쉐 자체가 조리료같아서 적당히 치면 맛난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치면 술집 안주처럼 어디에서 먹던 "똑같은" 소설이 되어 버리기도 하죠.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하이텔의 "12시의 네그로맨서(당시 자정에 글을 올리던 이영도씨를 그리 불렀죠)" 를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글은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 정도 수준이 될지는 더 가 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글 첫 장에 있는 시로 제 글을 마칩니다.
나도 그대도
이루어지지 못함을 한탄하며
흐르는 눈물이 피가 되고
후회되는 심경이 저주가 되리니
한줌의 먼지조차 남기지 말지라
단 한방울의 눈물조차 용서치 않으리라
내 피와 살과 뼈를 갉아
그대의 심장 위에 뿌리리라..
백수 리노..
PS: 저에게 첫번째 환타지소설은 "드레곤 라자"였습니다. 어렸을 대 읽었던 "아더왕이야기"나 "지크프리트"같은 것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저도 조미료친 음식 좋아합니다. 그 걸 싫어하면 이 곳에 있을 이유는 없겠죠. 몇 년만에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오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 어색하더라도 용서하세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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