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향공열전
출판사 :
(편의상 평어로 씁니다)
1. 제목에 대하여
사마천의 사기와 같은 기전체 역사서에서 본기란 군왕에 대한 기록이고 열전(列傳)은 그 시대의 신하등 다양한 인물에 대한 기록이다. 향공은 과거제도 중 지방의 예비 시험 격인 향시에 급제한 이를 말한다.
따라서 향공열전이란 향시에 합격한 신분을 지닌 서생에 대한 전기 정도로 이해된다.
2. 시대적 배경에 대하여
위 소설에서 주인공은 향공으로 성시(省試)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향시, 성시는 당송시대에 모두 존재하던 과거제도로 당대에서는 없었던 전시가 언급되지 않아 당대인지 송대인지 이것만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외에 시대를 짐작할 만한 것으로 발해와 제나라가 언급되었는데 발해는 거란과 말갈족의 갈등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언급되고 제나라가 당면한 적으로 묘사되었다고 볼 때 위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대충 남송 초기로 짐작된다.
3. 1,2권의 간단한 줄거리
주인공은 지방 향시에 합격한 향공으로 고향을 떠나 성시를 준비중인데 어찌하다 보니 짝사랑에 애타는 사람들이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리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주로 기녀들이 한 재산 있는 집 자제들을 후려서 마님으로 들어 가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강소성의 무관인 성가장 가주의 의뢰 겸 반협박에 성가장의 성격파탄 무남독녀와 인근의 세력있는 문파인 무천관의 아들내미와의 정략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강소성으로 가게된다.
정략결혼을 추진하던 중 일은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성가장과 세들 다투던 이웃무관인 비도문과 무천관의 무인들에게 흠씬 얻어 맞고 고문까지 당하여 죽을 위기에 처했다 겨우 살아 남는 수모를 당한 후 무공을 배우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후 성가장의 검법을 배우고 성가장 서재에 방치된 불경에 교묘히 숨겨진 선인의 무학비결을 찾아내 익히며 강소성 문파들의 다툼에 묻혀 들어가게 된다.
4. 오탈자
몇 개의 오탈자가 보이긴 하나 그냥 넘어갈 만한 수준이다
5. 문장
각 등장인물의 말투나 상황, 인물의 묘사가 별다른 위화감을 주지 않고 무난하다. 쟝르 소설을 읽다 책을 덥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가 문체인데 수준 낮은 문장력이 원인이 되어 책을 덮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독해의 난해함을 불러 올 일도 없을 것 같다.
6. 감상
이 소설은 현재 2권까지 크게 두개의 줄거리를 가지고 전개 된다. 하나는 주인공이 무공에 입문하고 무공을 익히며 무학의 도리를 깨달아 가는 과정이다. 다른 하나는 강소성의 문파들 간의 세력 다툼의 전개 과정이다. 이 두개의 큰 줄거리 속에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만나고 헤어진다.
사건의 전개는 급박하지는 않지만 흥미를 잃을 정도로 느슨하지도 않다. 주인공의 무공 성취(또는 주인공의 성장)과 문파간의 전쟁이 번갈아 가면서 적당한 흥미와 긴장을 유지한다.
주인공의 무공의 성취 속도는 대개의 무협이 그러하듯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그러나 무공에 대한 작가의 설정이 절대무적의 신공을 익히면 절대무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승의 무리를 온전히 제것으로 깨달아 익힐 수 있는 사람만이 상승의 경지에 든다는 깨달음을 중요시 하는 것이라 별다른 거부감 없이 수용할 만하다.
2권까지 읽은 이 소설의 특색은 실리적(현실적 또는 실존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무학을 배우는 동기나 성가장의 일원으로 문파간의 전쟁에 임하는 입장은 수모에 대한 복수, 자존심의 회복, 현실적 생활의 영위에 필요한 금전문제 등으로 현실적이다. 전쟁에 나서고 있는 강소성의 10대 무가는 소림, 무당과 같은 명문과는 격을 달리하는 소소한 문파들이다. 이들은 돈을 받고 무공을 가르치는 무관들과 저잣거리 사파 그리고 이를 조금 상회하는 문파들이다. 이들은 같이 전쟁에 나서지만 각자의 정의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또한 생존하고자 한다. 격렬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지만 소소한 재미와 흥미를 끈다.
7. 결론
일독을 권해도 괜찮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약간 밋밋하다고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주인공의 성장과 문파들간의 전쟁, 여기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상을 쓰는 사람에게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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