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남재(요도)
작품명 : 수호령
출판사 : 올리브
수호령이라는 소설은 벌써 출간된지 4년이 되가는 오래된(?) 소설이다. 아마도 필자가 초기 무협에 재미를 느끼게 되고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법한 소설들을 모두 읽고 새로운 소설을 찾던 시점이 바로 수호령을 읽게된 그쯤이었을 것이다.
처음 소설을 책으로 접했는지 인터넷 연재를 통해 접했는지 기억은 나질 않지만 혹시나 연재분이 올라오지 않았는지 한 사이트를 들락날락거렸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고무림이 아니라 다른 사이트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는 소설도 시간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다. 어느 소설이든지 출간 6권쯤 넘어가면 앞 내용은 거의 기억도 나지 않을뿐더러 바로 전편 내용만 가지고 읽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소설은 그러한 노력을 감수하고도 읽을만 했지만 그 당시 여의치 못했던 시간상 중도에 놓아버렸던 소설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9권 완결소설을 6권까지 읽고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근 3년이 되서야 새로운 결심으로 이렇게 끝을 보게 되었다.
앞서 여담이 상당히 길었지만 무협소설을 읽고난 후에 무엇이 남는가라고 생각해보면 항상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쉬움이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라도 채우고자 이렇게 장황한 감상문이라도 쓰고자 한다.
그동안 무협을 읽으면서 완결된 소설의 가장 큰 아쉬움은 결말이었다. 제목처럼 소설 수호령은 결말이 좋다. 하지만 아쉬움은 다른 소설에 배가되는 듯하다. 아! 아쉬움이 아니라 여운이라 정정해야겠다. 다 읽고나니 뭔가 무기력해지는게 소설에 어지간히도 심취해 있었나보다^^ 수호령이 결말이 좋은 이유는 무협소설의 기둥이 되는 주인공의 목적이 허무하게 이루어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의 목적은 매우 단순하다. '삶의 이유를 찾는 것' 다른 여타의 소설처럼 적을 무찌르거나 무공을 쌓는 것이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삶의 이유를 찾지못하는 한 소년이 삶의 이유를 찾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전혀 거창할 것이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다. 처음부터 삶에 무기력한 주인공에게 우리는 기대를 하지 않고 바라만 본다. 무엇이 주인공의 '삶의 이유'가 될까? 기다리고 기다리다 성장한 주인공이 찾게되는 이유는 한 여인을 지키는 것이다. 작은 그 한가지 이유 때문에 주인공이 무림에 대한 행보를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화끈하지도 통쾌하지도 슬프지도 답답해보이지도 않다. 정말 수호령은 다른 소설에 비해서 독창적인 면에서는 내세울만한 요소가 드물다. 뭔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는 없다.(오행검법말고는...) 그래도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너무나도 탄탄한 스토리가 실사라 해도 믿을만큼 구성이 잘 짜여져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본다. 그에 따른 작가의 필력또한 대단하고 말이다. 요즘들어 무협소설들은 신선한 소재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일단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예전 소설들은 신선한 소재도 소재지만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한 치밀한 구성 때문에 그렇게 재미있었나보다. 감상문을 쓰면서 느끼게 된 사실인데 예전이 소설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지금은 만화적인 측면이 강한것 같다.(방금 느끼게 된 것이라 명확히 말로 설명하기 묘하다.) 아! 한가지 빼먹은 이유가 또 있다. 소설의 완급은 결말을 짓는데 매우 중요한데 수호령은 결말에서도 전혀 급하지 않다. 시간의 흐름이 그냥 앞과 똑같이 흘러갈 뿐이고 사건 또한 그렇게 진행되어나간다. 최고의 악당이 죽었다고 그냥 끝나는 것이아니다. 풀리지 않던 궁금증(좌운은 누구인가?)이 풀리고 단 한줄 '마교와 무림맹은 서로 후퇴했다'의 설명이 아니라 몇페이지에 걸친 설명으로 끝을 맺는등 성급함이 보이지 않아 좋았던 것 같다. 아마 그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기도 하다.
뭔가 눈을 번쩍 뜨게할만한 것은 없지만 읽으면 재밌다. 그게 작가의 필력인가보다. 어느하나 단순히 넘어가지 않는 사건들. 꼭 필요한 일들만이 나열되고 비중있다 싶은 인물들은 모두다 사건과 관련되어있다. 심지어 주인공을 맨처음 만난 마교의 술주정벵이 무사마저도 마지막에 등장할 정도이니 분명 작가는 글을 쓰기전부터 머리속에는 완결을 지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인물들을 계속 등장시키기보다는 이미 등장한 인물들을 다용도로 이용하는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읽으면 알겠지만 검문, 남궁진, 밑에서 나오는 여자무인, 혈무린, 철비상(?), 금천멸문대 대주, 기타등등)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찾아낸 허점이 있으니 암황은 유설린 때문에 잡혀서 일하다가 결말부분에 등장을 하지 않는다. 그냥 같이 마교에 들어오기라도 했으면 그렇구나 하고 넘기겠지만 아예 언급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유설린 어머니가 일마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언급만 되어있다. 그 당시 검문문주와 그 여자무인(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능려운에게 섭혼술을 펼첬던)을 미리 만나고도 밝히지 않았던 이유로 의심을 하게 되는데 연관이 잘 되지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한 세심한 설명도 있으면 좋겠지만 아마 유설린이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없다고 계속 나오기 때문에 그냥 넘겼나보다.
호위무사처럼 진한 사랑은 없었다. 여운휘, 유설린 둘다 사랑한다는 말은 소설상에서 한번도 한적이 없다. 그렇기에 호위무사와는 다른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유설린이 암황과 가고 여운휘 혼자서 무인들을 유인할때는 정말 슬펐다.
항상 완결을 읽지못해 뭔가 아쉬었는데 이 기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게되어 만족스럽다. 표지가 좀더 멋있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있고 제목도 수호령이 처음에 끌리는 제목은 아니다.(물론 가장 어울리는 제목이긴하다.) 그렇지만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속이 알찬 수호령 지금이라도 꼭 읽어봤으면한다. 쓰다보니 전혀 두서없는 감상문이다^^;;; 다음에 어떤 소설을 읽을지 고민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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