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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4 천장지구
작성
06.05.10 02:25
조회
1,634

작가명 : 로저 젤라즈니

작품명 : 프로스트와 베타

출판사 : 열린책들

머나먼 미래 인류가 모두 사라진 지구에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고민하는 기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 기계는 깨닫게 되죠.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기계는 인간이 됩니다.

그의 이름은 프로스트

한 세기에 하나 나타날까 말까 할 정도의 작가라는 평을 듣는

로저 젤라즈니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던 자신의 단편

프로스트와 베타는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SF란 장르의 외형을 빌려 이 매혹적인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영원성과 불멸과 대비되는 인간의 죽음과 삶 그리고 사랑이라는 유한성이 지니는 의미를 이 짧은 단편에 그곳도 맨 마지막 단 몇 줄에 함축하여 담아 버리는 작가적 역량이야 말로 진정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란 것은 따로 존재하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게 만들어버립니다.

몇 년의 시간을 넘어서 다시 보아도 가슴을 채우는 전율감은 변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손이 없습니다."

"두 손을 가지고 싶어?"

"예, 가지고 싶습니다."

"그럼 와 줘. 내가 있는 브라이트 디파일로. 심판의 날을 너무 오랫동안 저지할 수는 없는 곳으로."

그들은 그를 프로스트라고 불렀다. 그들은 그녀를 베타라고 불렀다.

프로스트와 베타는 젤라즈니의 단편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있는 여러 이야기들 중 하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이라 특히 기억에 남는군요.

*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라는 단편도 고풍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인 비극인데 이 단편에 상당히 재미있는 표현이 하나 나옵니다.

" 화성어의 빙빙돌려 말하기와 완곡어법은 한국어를 능가할 정도였다 "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김상훈 역)

Their damned circuits of form and periphrasis here ran worse than the Korean!  (A Rose for Ecclesiastes /Roger Zelazny)


Comment ' 4

  • 작성자
    칠묘신군
    작성일
    06.05.10 13:08
    No. 1

    기억에 남는 글입니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수록된 대부분의 단편들이 좋긴 했지만 특히 기발함과 톡톡 끊어지는 듯한 문체가 매력적입니다.
    프로스트가 점점 인간화가 되어가면서 조금씩 문체가 부드러워지죠.
    젤라즈니의 글은 sf이지만 고풍스러우며 오히려 매혹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만한 글을 쓰는 장르작가가 우리나라에도 나오길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네시
    작성일
    06.05.11 01:49
    No. 2

    한번 보고 싶은 글이네요... 인간이 되는 기계라... 상당히 매혹적인 설정입니다... 천장지구님 덕분에 좋은 글 알게된 것 같네요 ^^;
    근데 천장지구님...
    삼모전 하시던 그 천장지구님 맞으시죠...?
    저 누군지 아시려나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청룡파군
    작성일
    06.05.11 05:35
    No. 3

    반갑네요. 젤라즈니의 모든 작품중 제일 좋아하는 단편입니다. 이 프로스트와 베타를 읽은 횟수만 30번은 넘어가는것 같네요. 젤라즈니의 모든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단 한 작품을 추천한다면 전 역시 프로스트와 베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천장지구
    작성일
    06.05.11 12:38
    No. 4

    네시님, 삼모전이 뭔지 모르겠습니다만 ^^;
    착한짐승님, 젤라즈니의 모든 작품이라면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을 다 포함하는 건가요? 혹시 국내미번역본들을 다 가지고 계시다면 정말 부러운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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