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용공자
작품명 : 보보노노
출판사 : ??
제 동생이 보노보노라고 부르는 작품 -_-; 보보노노.
표지나 제목이 생각보다 눈에 띄는 편이 아니라 수상작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겠지요.
보보노노를 읽으면서 힘차지는 않으나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외에도
두가지 면에서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바로 무림과 다른 종류의 삶과의 관계입니다. 흔히 무협에서는 무림을
완전히 독립적인 세계로 다뤄 조정은 물론 다른 현실적인 분야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존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무림을 가둬들이면 그쪽으로
모든 이야기를 집중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적인 삶이라던가 관계라던가
이런 것에 무리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저의 직업은
학생입니다. 하지만 학교 또는 학원계라는 이름만으로 저의 관계와 행동범위를
모조리 정의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 겁니다.
보보노노는 이러한 면에서 흡족할만한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종교, 무인, 권력, 정권, 사람, 그리고 무림. 어디하나 따로노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세계안에서 서로 뜻을 이루기 위해 관계를 맺고 싸우고 또 슬퍼하고 기뻐합니다.
오히려 무림을 범인들과는 독립적인 무인들의 세계가 아니라 사람사는데
존재하는 한 분야로 치부하고 나니 더더욱 무림이라는, 사람사는 곳의
강렬한 느낌이 들더군요.
또 한가지는 주인공의 역할입니다. 녹정기와 약간 비슷하다라고 할까요. 거의 모든
세력과 연관을 맺습니다. 주인공의 여러세력과 관련맺는 소설이 한두개겠습니까만은 보통 음모(가해)세력과 피해세력이 있으면 주인공이 피해세력과 연을 맺고
그 안에 서서 음모세력과 싸우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하지만 보보노노는 주인공을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아직은 관찰자의 역할로만 둡니다.
그렇다고 방관자는 아니고 할일을 하고 갈길을 가고 있지요. 게다가 어떤
세력도 선과 악을 가지고 싸우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관계,
살기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신념을 수행하기 위해서 싸울 뿐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최후에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해 집니다.
(녹정기에서처럼 여자들을 싹쓸이하고 잠적하는 식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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