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황은 무림 고수가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아주 흔하디 흔한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몇 가지 점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되더군요.
주인공의 이세계로의 이동부분에 대한 독특한 설정이 드러납니다.
뇌만 살아남은 상태에서 판타지-퓨전 세계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그는 그 세계의 한 소년의 몸에 들어가게 됩니다.
골자만 놓고 보면 식상할 듯한 내용을 상당히 짜임새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후의 내용도 짐작하는 대로일 수 있습니다. 소년의 몸을 차지한 파황
은 새로운 생을 시작합니다. 물론 무공도 열심히 익히고 대단한 능력의
'도우미'를 이용하여 여러가지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문제는 이 파황이 차지한 몸의 주인의 과거 부분입니다. 파황이 여행하
는 중 이 소년의 과거와 얽힌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실제로는 소년이 속
한 부분의 일들 - 음모와 복수, 인연 - 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스토리만 대충 써놓고 보면 그냥 그런 퓨전같이도 느껴집니다만, 일단
탄탄한 문장과 구성에 그러한 식상함을 느낄 새도 없이 진행됩니다.
'이유없는 것'에 대한 내용들이 별로 없이 대부분의 내용이 '근거'를
가지고 진행된다는 점도 짜임새 있구요.
오히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식상한 글들이 많은 것이 '파황'의 단점일
수 있겠습니다. 대충 뒷면을 읽어보고 "또야?"하고 접는 사람드링 생기
지 않을까 안타까울 정도로군요.
파황이 수하들(?)을 훈련시키는 장면에서 한참 웃었는데요. 워낙 엉뚱한
훈련방법들이 그나마의 이유를 가지고 있어 작가분의 상상력에 매우 감
탄했습니다.
현재 1권을 읽고 함께 빌려온 다른 책들에 손이 안갈 정도로 2권이 궁금
하군요.
참고로 먼치킨을 싫어하시는 분께는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파황은 유쾌하지만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재미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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